"남성도 갱년기가 있다?"

[김정희의 한방칼럼]

갱년기라고 하면 여성만이 겪는 생리현상으로만 여기기 쉬운데, 남성들도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여성과는 달리 급격한 생리적인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모든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남성 갱년기 증상은 여성의 갱년기와는 차이가 있는데, 주로 성생활에서 나타난다. 남성갱년기는 여성에서와는 달리 안면홍조나 열이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조열(潮熱) 증상보다는 성기능의 급격한 저하가 주로 관찰된다.

이러한 남성 갱년기 증상은 주로 신장의 기운이 부족해지면서 나타나는데, 한방에서는 나이에 비해서 정력이 좋고 원기도 충실한 사람을 ‘신장(腎臟)이 강하다’라고 표현한다. 한방에서 말하는 신장은 콩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비뇨생식기계와 성(性)호르몬을 통틀은 개념이다.

신장은 선천적인 정기(精氣)를 간직한 곳으로서, 신장을 '선천적인 기운의 근본'이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장의 기운이 좋으면 생장, 발육이 왕성해 신체가 건강하고 성기능도 좋지만, 그 기운이 약해지면 정력이 감퇴하고 노화가 빨리 진행되는 것이다.

신 기능이 급격하게 쇠해지면 성욕이 줄어들고 성 기능이 감퇴된다. 또한 만성피로 증상이 나타나며 신경질을 자주 내게 된다. 또 귀에서는 소리가 나고 청력도 떨어지며 눈도 침침해진다.

신장이 허약하면 쉽게 피로해지고 치아가 흔들린다. 폐나 기관지에 이상이 없어도 숨이 차고 마른기침을 하기도 하며, 방광의 힘이 약해 소변을 찔끔거리거나 자주 본다. 또한 신장이 약해지면 뇌수부족(腦髓不足)이 초래되어 뇌가 위축되게 되는데, 이로 인해서 건망증이 생기거나 치매도 걸리기 쉽다. 뼈가 약해져 골다공증과 만성요통이 오기도 하며 다리에 힘이 없고 심하면 무릎이 시큰거린다.

성욕감퇴와 더불어 성기능이 떨어지게 되어 성관계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져 남성으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된다. 그런데 남성들은 성기능이 약한 것을 드러내는 것을 싫어하여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비아그라와 같은 발기부전치료제를 정력제로 잘못 알고 남용하거나 외국에서 건너왔다는 검증되지 않은 정력제를 오용하여 신장의 기운을 더욱 고갈시켜서 치료불능 상태로까지 이르고 나서야 한의원을 찾는 경우가 있어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

일회성으로 그치는 당장 눈에 보이는 효과를 찾기보다는 근본적인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남성 갱년기의 현명한 대처 방법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