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에 두 경비업체가 있는 사연은?

업체 선정과정에 대한 적법성 여부 두고 극렬 대립

우만동에 소재한 W아파트에서 입주자대표회의와 경비업체 간의 갈등과 대립이 극에 달해 물리적 충돌 사태까지 벌어지고 기존 경비업체가 입주자대표회의와 새로운 경비업체를 불법점거와 폭행 등에 대한 혐의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1월 24일 밤 11시경 입주민측과 C경비업체 사이에 서로 W아파트 관리사무소 상황실을 점유하려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이러한 갈등은 기존의 C경비업체 대신 새로운 업체를 입찰 선정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W건설사는 아파트 단지 입주 전 C경비업체와 1년간 경비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입주자 대표회의(회장 김용갑)는 W건설사와 C경비업체와의 계약이 입주자에게 과도한 비용부담을 지우고 경비서비스 질 저하 등의 이유로 새로 입찰에 들어갔다.

결국 세 차례에 걸친 공개 입찰을 통해 S경비업체가 선정됐고, C경비업체는 선정과정이 적법하지 않고 부당하다며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입주자 대표회의가 붙여놓은 경고장

입주자 대표회의 “C 경비업체와의 계약해지는 절차에 의한 것”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 김용갑씨는 “C업체와는 이미 정상적으로 해지가 이루어졌다”며 “이번 사태가 사건의 본질과는 달리 두 경비업체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이번 사태의 본질은 신규 입주시 W건설사와 C경비업체의 계약 과정에 입주민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었는가에 관한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씨는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된 이후, C경비업체와 관련 “6명이 3교대(총 19인)로 근무하는 것은, 8,200여 평의 2063세대를 담당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고액의 비용(한달 6,900여 만원/평당 890원)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의 질은 입주자 요구에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 8월 20일 임시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실시한 1차 공개경쟁 입찰 추진의 배경을 “고가의 평당 가격 및 입주민 서비스 미흡, 여러 차례 가격 인하 유도에 대한 C경비업체의 무대응, 도난사고 발생 등에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C경비업체는 평당 가격을 890원에, S경비업체는 618원에 9인 2교대 안 등을 가지고 입찰을 실시했지만, 정식 자치회 구성 이후로 이 사항을 인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식 자치회로서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된 이후, 10월 28일에 열린 2차 입찰에서 “C경비업체가 평당 790원, S업체는 720원의 조건을 제시했다. 이후 3차 입찰(11월 4일)에선 각각 평당 700원, 690원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S경비업체는 초소 추가 설치, 순찰시스템 설비 신설, 시설물 이상 감시를 위한 기계실, 전기실 설치 등 C경비업체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는 S경비업체로 선정하는 동시에, 11월 5일 C경비업체측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아울러 입주자대표회의측은 5일부터 인수인계 업무를 시작해 11월 10일 24시를 기해 종료를 요청했다.

그런데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김용갑씨에 따르면 “오히려 C경비업체는 이러한 결과를 받아들이기는 커녕 9일, ‘고객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의 인쇄물을 배포해 입주자들의 여론을 혼란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포된 인쇄물에 따르면 C경비업체는 “11월 4일, 입주자 대표회의에 여러 제안들을 서면으로 회신했지만, 대표회의 측에서 ‘공개경쟁입찰’로 인정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닌 사실상 수의 계약으로 S경비업체 선정이라는 결과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8월부터 3개월 여에 걸처 1,565 이상 개별 세대를 방문하여 계약을 체결했다"고 덧붙이며, “입주자의 개별 의사를 무시, 입주자대표회의가 일방적으로 진행한 일들은 온당치 않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W아파트 입주자인 A모씨(56, 남)는 “C경비업체가 개별 세대를 방문하여 제시한 동의서는 단지 방범상 피해를 대비한 보험 가입 서류이지 경비업무 계약서가 아니다"고 말했다.

11일과 12일, 입주자대표회의는 ‘입주자 대책 위원회 의결에 대한 동의 방식’으로 업체선정에 대한 찬반투표를 강행했다. 이 결과 “전체 세대의 85.6%에 해당하는 1,767세대가 참여하여 905세대 찬성, 232세대가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입주자대표회의는 17일에서 20일 동안 인수인계 업무를 완료하고, 18일까지 C경비업체 광고부착물을 제거, 20일까지 철수에 관한 내용의 2차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입주자대표회의에 따르면 “그동안의 C경비업체측 답변은 아파트 공식 자치회 의결에 전적으로 따르겠으며, 개별 세대 계약서는 보험에 관련된 사항 이외에는 어떠한 목적이 없고, 3차에 걸친 ‘공개경쟁입찰’에 참여해 어떤 결정에도 수용하겠다고 확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입찰에서 유찰되고 난 후 C경비업체는 ‘없었던 일로 하자’라고 말해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대표회의는 "관리 규약상에 경비 업무는 관리사무소 산하에 있으며, 관리사무소는 입주대표회의 산하에 있으므로 개별 계약을 해서는 안 되며, 이를 과다 해석해 적용하는 것은 불가하다”라고 덧붙였다.

   
▲ 외곽 경비초소에서 업무를 보는 C경비업체 직원

C경비업체 “입주자대표회의의 계약해지 절차는 적법하지 않았다”

기존의 경비를 담당했던 C경비업체의 배재용씨(C업체 홍보팀장)는 “입주자대표회의가 말하는 ‘공개입찰’을 통한 업체 변경과정과 주민동의 과정이 적법치 않다”며 “이에 대한 법무팀의 법적 검토를 마치고, 29일 수원지법에 입주자대표회의와 S경비업체를 불법점거, 폭력 행위 등에 대한 혐의로 고발 조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배씨는 “그동안 실시된 ‘공개 입찰’이라는 것은, 단지 입주자대표회의 측이 계약 조건을 담아 정리한 각 업체별 제안서를 요구해 이를 제출한 것이다”라며 “‘공개입찰’에 대한 적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입주자대표회의 측이 실시했다는 주민투표라는 것은 사실 주민 동의서에 불과하며 미리 10일 업체변경 사항을 공고한 이후 입주자대표회의가 직접 개별세대를 일일이 방문해 이 사항에 대한 동의 여부를 구한 것 뿐이다”라고 반박했다.

또 “이는 진정한 주민의 의견을 담기 위해 실시된 투표가 아니고, 일방적으로 S경비업체 선정에 관한 동의 내용을 담은 것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배씨는 “무엇보다도 입주자대표회의가 무단으로 상황실을 점거하고 이를 S경비업체에 넘겨주는 과정에서 장기간 경비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C경비업체가 설치한 경비시스템과의 호환성 때문에 시스템의 마비로 인해 주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경비업체는 이를 이유로 외곽 경비초소에 직원을 상주시켜 경비 업무를 수행케 하고 있다.

배씨는 이어 “단지 입주자대표회의와 S경비업체와의 사이의 가계약을 근거로 상황실을 무단점거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다”며 "이후 법적 대응을 통해 법률적 책임을 묻고, 경비초소 업무를 계속하며 우리업체의 입장과 현재 상황을 아파트 주민에게 알리는 등 후속 조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입주자대표회의 “이권 개입 의혹으로 곤혹”

한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김용갑씨는 “C경비업체 측이 입주자대표회의가 이권에 개입하려 한다는 터무니없는 소문을 퍼뜨렸다”며 이에 대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실제로 이 아파트 동호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C경비업체 직원의 명의로 쓴 글에서 “입주자대표에서는 알뜰시장, 유선, 관리사무소, 캡스 등 등 다 바꾸려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권에 관련된 부분만을 혈안이 되어 바꾸려 하고(후략)…”라고 적고 있다. 김씨는 “이는 근거없는 헛소문이며, 이 때문에 일부 입주자들이 입주자대표회의를 의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김씨는“우리 W아파트는 ‘지상에 차없는 아파트’를 표방하며 사실상 지하 주차장이 현관인 셈이다”라고 설명하며 “그런데 CCTV가 미치지 못한 사각지대나 취약지구에 대한 순찰은 전무한 상태였다”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입찰을 통해 업체를 변경 선정한 것은 입주자의 당연한 권리이지 다른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입주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입주자대표회의와 ‘업체 변경의 불법성과 경비공백’을 내세우는 C경비업체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앞으로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