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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 국가보안법 상정을 놓고 첨예하게 여야가 대립한 가운데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의원들이 회의실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한나라당 남경필의원이 동료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진석 | ||
"법사위 아닌 사람은 나오세요."
"뭐 하는 짓이야? 누가 법사위원이야. 저리가 비법사위원들."
"시간 넘었어요. 일어나세요."
"이게 뭐야? 도대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 국가보안법 폐지안 법사위 상정을 놓고 여야간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날 오후 4시. 법사위 전체회의가 예정된 회의장에는 여당의 국가보안법 상정을 막으려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먼저 나와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4시 5분경. 법사위 여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이 최연희 위원장을 대행해 회의를 진행하려 하자 법사위 소속이 아닌 김재원 한나라당 의원이 의장석을 점거했다.
위원장석은 몰려든 취재진과 여야 의원들이 뒤섞인 채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포토라인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위원장석을 점거한 김재원 의원에게 "법사위 아닌 사람은 나가라"라고 거듭 요구했다.
"자리 비워줘요. 이게 뭐하는 짓이야. 나오라니까. 김 의원은 법사위원도 아닌데 남의 상임위에서 와서 뭐하는 거야."(최재천 의원)
"위원장 모셔와."(한나라당 의원들)
10여분 간 계속된 몸싸움 끝에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이 법사위원장 석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비롯한 11개 안건을 상정합니다. 이의 없습니까"라고 물은 뒤 의사봉 대신 손으로 책상을 3차례 내리쳤다.
순간 한나라당 의원들은 "손으로 두드렸어. 무효다. 날치기다"라며 고함을 질렀다. 김용갑 의원은 "쿠테타 같은 소리 하지마"라고 외쳤다.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상정한 뒤 여당 의원들은 서둘러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회의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열린우리당 소속 보좌진들은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다.
법사위 회의실에서 퇴장한 우리당 소속 법사위원들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 국보법 폐지안이 법사위에 상정됐다고 선언했다.
여당 의원들이 퇴장하자 회의장에 남은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당의 국보법 폐지안 상정은 요건도 갖추지 못한 해프닝"이라며 상정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정족수 확인도 하지 않고 개의 선언도 없었다"며 "회의의 법률적 요건도 갖추지 못한 회의 불성립에 해당한다"며 여당의 상정 주장을 반박했다.
몸싸움 현장을 지켜봤던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도 "위원장석에 앉지도 않고 방망이도 두드리지 않았다"며 "열린우리당의 저런 행동은 국민의 지탄만 받을 뿐이다. 이것은 효력이 없는 '날치기 미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여야간 치열한 몸싸움이 끝난 후 한나라당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기자실을 찾아 여당의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날치기 미수 난동사태'로 규정하며 법률안 상정 무효를 주장했다.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국가보안법 폐지법률안을 상정하고자 하는 날치기 미수 난동사태가 있었다"며 "이는 국회법의 소정의 요건과 절차를 갖추지 못한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해프닝"이라고 말했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 국보법 폐지안 상정 효력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법사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이 정당한 국회법 절차에 의해서 회의를 진행했기 때문에 국보법 폐지안 상정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여당이 적법한 국회법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원천무효'라고 맞서고 있다.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은 이날 법사위 회의가 끝난 직후, 당시 속기록을 공개했다. 공개된 속기록에 따르면 법사위 회의는 오후 4시 9분 개의된 것으로 기록됐다. 열린우리당은 법사위원장인 한나라당 최연희 위원장이 회의를 기피했기 때문에 정당한 국회법 절차에 따라 전체회의를 소집한 것이라며 국보법 폐지안 상정은 법률적으로 효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최연희 위원장이 회의 진행을 기피한 적도 없고 (여당의 국보법 폐지안 상정 시도) 당시 법사위 소위가 진행 중이었다"며 "국보법 폐지안은 상정이 국회법 절차를 따르지 않은 것이므로 원천무효"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