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수석, 도시락 좀 시키라고!"

[현장중계] 남경필 의원 법사위 저지 독려 앞장

"의원님들 고생 좀 해주십시오."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로 여야가 또 다시 격돌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 이날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법사위 전체회의 요구 자체를 막기 위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회의 시작 전부터 스크럼을 짜고 위원장석을 점거했다.

여당의 법사위 개회 요구에 대해 야당은 "또 다시 날치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 회의 개회를 거부했다. 한나라당 법사위 소속인 주성영, 장윤석 의원 등은 회의장에 불출석했다.

한나라당 법사위 소속 의원들의 빈 자리는 비 법사위 의원인 이른바 '저지조' 의원들로 채워졌다. 공성진, 김용갑, 이방호 의원 등 10여명의 의원들은 위원장석을 점거하고 여당 의원들의 회의 개회 요구를 거부했다.

여야 의원들은 회의 시작 전부터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 남경필 의원 ⓒ김진석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이 "비 법사위원들은 나가라. 정상적인 국회법 절차에 의해 회의를 개회해야 한다"고 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날치기는 안 된다"며 맞받아쳤다.

전체회의 개회가 불투명해지자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간담회를 열겠다"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장악한 마이크 전원을 켜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것은 위원장의 권한"이라며 거절했다.

이 과정에서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과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간에 치열한 입씨름이 벌어졌다.

선병렬 의원이 "한나라당 정책위의장답게 정책으로 이야기해야지 마이크나 잡고 있으면 되냐"고 공격하자 이한구 의원은 "지금 무슨 소리냐. 당신 뭐 하자는 거냐"면서 받아쳤다. 이 과정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일부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이 XX, 의원이면 품위를 지켜." "어디 보좌관이 의원한테" 등 막말이 오고 갔다.

여야가 치열하게 대치한 법사위 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을 진두지휘한 것은 남경필 의원이었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도 법사위 회의장을 찾아 여당의 국보법 폐지 논의 원천봉쇄를 앞장서 저지했다.

남 의원은 위원장석을 점거한 같은 당 의원들과 이를 취재하려는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룬 현장에서 한 취재진의 사다리 위에 올라가 향후 대책을 설명하기도 했다.

"의원님들, 본회의가 개회되면 상임위원회는 열 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계속해서 개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날치기 미수사건을 이제 와서 기정사실화 하려는 범죄행위를 저지르려는 것입니다. 제가 아까 기자들 앞에서 우리당의 입장을 밝혔습니다만 (우리가 이렇게 위원장석을 점거한 것은) 합리적 행위로는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천정배 대표도 하룻밤 자고 나면 달라지는 것 때문에 민노당도 열우당의 기회주의적 행태때문에 임시국회에 응하지 않겠다고 하는 마당에 망신만 당하는 꼴이 됐습니다. 의원 여러분, 고생 좀 해주십시오."

남경필 의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가까이 위원장석을 점거하고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기저기서 점심을 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본회의가 열린다 해도 교대로 여기를 지켜야지."
"밥도 여기서 시켜먹어. 남 수석, 도시락 시키라고."
"도시락 이미 시켰습니다."

법사위 위원장석 점거를 언제 풀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남 의원은 "(개회 요구 법적 시한이 끝나는) 오늘 자정까지지. 끝까지 가야지"라고 못박았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