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 의원님께. 연말을 맞아 회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자 하오니 협조 바랍니다. 000회 드림."
연말을 맞아 지역 사회단체에서 표창 상신을 요구하는 민원이 몰려들어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루에도 지역 각종 단체들로부터 의원 명의로 표창장을 발급해 달라는 민원이 몇 건씩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행 선거법상 국회의원은 시군구 이상 행정구역 단위의 정기적인 학술, 문화, 예술, 체육, 환경 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사에 의례적인 범위 안에서만 상장과 부상을 수여할 수 있다. 수원시의 경우, 구 단위에 자생단체 회원들에게 상장을 수여하는 것은 선거법상 불법 행위다.
사정이 이런데도 일부 단체들은 개정된 선거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국회의원들에게 표창 상신을 의뢰하고 있다. 때문에 지역 민원을 담당하는 보좌관들은 지역구 민원을 들어주자니 선거법 위반이고, 안 들어주자니 지역 유권자들에게 행여 미운 털이 박힐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이 국회의원들에게 표창을 수여해 달라고 요구하는 방법도 가지가지. 과거에도 관행적으로 표창을 수여해 왔다며 관습을 강조하는 쪽은 그나마 약과다. 다른 의원들은 해주기로 했는데 그쪽만 왜 그런 것이냐는 식의 막무가내도 적지 않다는 것이 보좌관들의 설명이다.
수원지역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지역 자생단체들이 표창을 수여해 달라고 요구하는 건수가 적어도 네 다섯 건 이상은 된다"며 "잘못했다가는 의원에게 누가 가기 때문에 요구를 정중하게 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좌관은 또 "주민들이 과거 지역구 의원들이 관행적으로 해왔던 행동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일일이 대응하기 곤혹스런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말도 덧붙였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선거관리위원회의 한 관계자도 "시군구 단위가 아닌 지역 자생단체에 국회의원 명의로 상장을 수여하는 것은 선거법에 금지되어 있다"며 "만약 이 같은 사안이 발생했을 때는 조사해 법적 처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