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도시 깨운 개혁의 상징, 복지 전문가로 거듭나 개혁성-협상력 양날개 무난했지만 386 안주 말아야
한 해가 저물어간다. 대통령 탄핵과 4.15 총선, 그리고 헌재의 행정수도이전 특별법 위헌 파문까지 2004년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급격한 변화의 물결에 휩싸인 한 해였다. 그 변화의 바람은 수원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공화당, 민정당, 민자당, 한나라당으로 이어지는 두터운 지역의 보수의 벽을 뚫고 개혁적 세력이라 할 수 있는 열린우리당이 4개 의석 중 3석을 차지했다. 많은 기대를 안고 출발한 17대 국회. 우리 지역 의원들이 보여줬던 올 한해의 의정활동을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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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 ⓒ김진석 | ||
경기도의회 의원으로 지역 풀뿌리 정치를 경험했던 이기우 의원의 당선은 지역에서는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될만하다. 전대협 3기로 386 운동권 출신인 이기우 의원의 당선은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 색채가 짙은 수원지역에 불어 닥친 '개혁 바람'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수원농고와 수원고로 양분되는 전통적 지역구도 속에서 신흥이라 할 수 있는 유신고 출신의 이 의원의 당선은 지역 정치의 세대교체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개혁을 바라는 대다수 유권자들에 의해 선택된 이기우 의원의 올 한 해 의정활동은 많은 기대 속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8개월 남짓의 의정활동은 초선의원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기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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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관 인사청문회에서 김영란 후보에게 질의를 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이기우의원 ⓒ 김진석 | ||
△국보법 등 개혁법안엔 강경입장 고수
17대 국회 개원 직후, 이기우 의원은 본인이 줄곧 희망해 오던 보건복지위원회에 배정된 데다 여당 간사까지 맡아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이기우 의원의 정치적 색채는 그가 속해 있는 모임의 성격에서 얼마간 드러난다. 386 운동권 출신 의원들로 구성된 '새로운 모색'의 일원이자 장영달 의원을 중심으로 한 여당 내 재야파 정치인들의 모임인 국민정치연구회 소속인 그는 당내에서도 강경파로 분류된다.
연말 경색 정국을 달구고 있는 국가보안법 폐지안 문제에 대해서는 국보법 폐지안 연내처리를 줄곧 주장하고 있다. 386 운동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국보법 폐지안 연내 처리 요구안에 서명하고, 밤샘 농성도 마다하지 않는다.
정치적으로 분명한 색채를 가지고 있는 그이지만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이 내려졌을 때에는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며 합리적 대안 모색에 무게 중심을 두기도 했다.
△여당 간사로 무난한 협상력 보여줘
분명한 정치적 색깔을 보이고 있는 이 의원이지만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에서는 민생 관련 법안 처리를 위한 대야 협상 역할을 무리 없이 맡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이 의원의 여야간 조정 역할은 보건복지위가 국감 NGO 모니터단이 선정한 우수 상임위에 선정되는 데도 다소간 기여를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정감사 기간, 이 의원은 적십자의 혈액관리 부실과 대형병원의 고가 의료기구의 노령화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특히 국립의료원의 대형 민간병원과의 경쟁을 지양해야 한다며, 정부의 공공 응급의료 대책을 촉구하는 등 공공의료 서비스 확충을 줄곧 제기했다.
이 같은 공공의료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여당의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한 민간복합도시 개발특별법(기업도시특별법)'에 대한 이 의원의 발언에서도 나타난다.
이 의원은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한국형 뉴딜' 정책의 핵심과제로 추진하려 한 '기업도시특별법안'에 대해 "영리법인이 병원을 설립, 운영하도록 한 정부안 내용은 기존 공공의료체계와 정면으로 부딪히는 일"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했다.
또한 이달에는 정부의 '지방일괄이양법' 개별법 처리 방침에 따라 8개의 복지분야 법률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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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달 31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제5기 국민정치학교가 열렸다. 강연자로 나선 열린우리당 이기우의원. ⓒ 민중의소리 한승호 photo@ytongsin.com | ||
△초선의원의 가능성 그리고 한계
초선의원으로서 의욕적인 의정활동을 펼쳤지만 이 의원에게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아직도 여전한 지역 기득권 세력의 곱지 않은 시선과 지역정치 세대교체의 시험대라는 점은 부담이다.
당내 역학 관계에서 '운동권' 출신이라는 메리트를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도 앞으로 이 의원이 당내 정치적 입지를 굳히는데 다소나마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86 운동권 출신으로 재선 그룹인 임종석, 오영식 의원은 16대 당시 386 운동권 출신이라는 '희소성' 때문에 주목을 받았지만 17대 국회에서 386 운동권 출신은 이제 희소성의 가치에 기대할 수 없는 처지다.
전대협 출신 의원만도 12명. 전대협 전의 운동권 세대라고 할 수 있는 475 세대만 해도 우원식, 유승희, 민병두, 유시민 의원 등 20여명에 이른다. '운동권' 출신이라는 점이 더 이상 정치활동에 메리트가 될 수 없는 현실이다.
다만 내년에 있을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이 의원의 당내 역할이 어떻게 될 것인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이 소속된 재야파 출신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정치연구회가 내년 전당대회에서 당 지도부를 장악할 경우, 당내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