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가 4자회담을 통해 국회 정상화 합의를 이뤄낸 다음 날인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심재덕 의원을 만났다. 심 의원은 당 의원총회에 참석했다가 회관으로 돌아온 참이었다.
여당 내 일부 의원들이 당 지도부의 합의 내용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고성이 오고가던 의총을 뒤로 하고 인터뷰에 응한 심 의원에게 전날 여야 합의 내용에 대해 물어봤다. 심 의원은 "젊은 의원들이 자기 의견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당 운영 중심에 대표가 있는 만큼 그 결정은 존중되어야 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합의와 절차를 중요시하는 심 의원다운 대답이었다. 국회 의정활동에서도 합리적 절차를 강조하는 그에게 7개월 동안의 의정활동 소감을 물어봤다.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힘들다. 성취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것들이 내가 노력한 만큼 이뤄져야 하는데 의외로 성취감이 약하다. 시장 시절에는 내 판단이 떨어지면 단호하게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이 있었는데... 아마 정치라는 속성, 국회 운영의 관행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치는 곧 말이라고들 한다. 정치에서 '대화'가 강조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1백만 도시의 수장이자 야전사령관으로서 거대 조직을 진두 지휘했던 그였다. 정책을 결정하기까지 수많은 '말'들로 설득과 타협을 이끌어 내야 하는 정치 생리의 답답함을 심 의원은 그런 식으로 털어놓았다.
![]() | ||
| ▲ 22일 국회 의원회관 216호실 열린우리당 심재덕의원실에서 인터뷰를 가진 심재덕의원. /여의도통신 김진석 | ||
17대 국회가 16대에 비해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국민들의 시각에 대해 심 의원은 "17대 국회가 16대보다 못하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거듭된 국회 파행, 부진한 개혁, 민생경제 위기 그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해결을 보지 못한 17대 국회에 그렇게 후한 점수를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심 의원은 그 이유를 '선거문화의 개선'으로 설명했다.
"16대 국회보다 17대 국회가 못하다는 기준을 어디에 두는냐 하는 문제는 있을 수 있다. 나는 16대 국회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17대 국회가 낫다고 말할 수는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족스럽진 못하지만 깨끗한 선거를 통해 당선된 의원들이 많다. 그래서 17대 국회를 제2의 제헌국회라고 하는 것 아닌가. 전체적으로 볼 때 갈등도 있었지만 열린우리당은 원내 제1당이면서도 모든 문제를 타협해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이 올바로 전달되지 못한 점이 많다."
![]() | ||
| ▲ 22일 국회 의원회관 216호실 열린우리당 심재덕의원실에서 인터뷰를 가진 심재덕의원. /여의도통신 김진석 | ||
"지금은 하늘이 준 기회다. 나는 누가 뭐라 해도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생각해서 행동을 할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가 수원의 발전이다. 고속철도 화성역 유치와 화성 성역화 사업이 목표다. 화성 성역화 사업은 문화재청장 및 청와대와 교감을 가졌다. 화성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한국인의 정체성을 극명하게 나타내주는 역사적 현장으로 보호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지방자치의 성공이다. 국회에 와보니 중앙정치와 지방정치 사이에 말 못할 골이 깊다. 지방자치의 성공을 위해서는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지 하겠다."
화성 성역화와 지방자치 발전, 심재덕 의원의 주요 정치 코드는 이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초선의원으로서 한계를 묻는 질문에 심 의원은 "초선의원이라고 해서 국회 의사결정에서 소외되는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의정활동에 대한 심 의원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8개월간의 의정활동과 지방자치 성공을 위해 달려온 그의 정치역량에 비해 현 김용서 수원시장과의 관계개선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대승적인 차원에서 김 시장과 화해할 생각은 없느냐"고 질문을 던지자 심 의원은 "김 시장이 (나의) 프로포즈를 거절했다"고 잘라 말했다. 이 달 수원에서 열린 경기남부지역 발전방향 정책토론회에 김용서 시장을 초대했지만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우리가 그 자리에 시장을 초대한 것은 일종의 프로포즈라고 볼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심 의원은 "(정책토론회에) 그 사람이 나오지 않은 것일 뿐"이라며 "그 사람은 그 사람 나름대로, 나는 뒤에서 수원지역 발전을 위해 일을 할 것"이라고 현 시장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인터뷰 동안 심재덕 의원은 "1백만 수원시민을 생각하겠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정치적 판단 기준을 '수원'에 두겠다는 그는 "나라를 위한 큰 일을 생각하겠다"는 말로 내년 정치 구상을 밝히며 말문을 닫았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 [심재덕 의원이 꼽은 베스트 의원] 김진표 의원 : 풍부한 국정경험, 수원뿐만 아니라 경기도 전체를 위해 큰 일을 할 귀한 인재. 이계진 의원 : 계보와 정파를 떠나 항상 자세를 흩뜨리지 않는 곧은 모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