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의원 인터뷰 실패 전말기

말하지 않았나? 말할 수 없었나?

여야 대표의 합의에 따라 열리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30일. 숨가쁘게 돌아가는 국회 본청에서 남경필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만나는 일은 여야간의 협상만큼이나 지난하고 어렸웠다.

이날 여야 지도부는 예산안과 이라크 파병동의안 처리기한이 다가옴에 따라 막바지 협상을 벌였고, 각 당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며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오후 여야 지도부는 마라톤 협상 끝에 사학법 개정안을 제외한 국가보안법, 신문관련법, 과거사기본법을 예산안 및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과 함께 일괄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오후 3시 30분경 여야 합의 사항이 전해지자 각 당은 서둘러 의원총회를 개최했고, 의원들은 지도부가 합의한 협상안을 받아들일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기 시작했다.

기자는 '수원지역 국회의원 의정활동 연말정산 인터뷰'의 마지막 주자인 남경필 의원과 만나기 위해 수시간 동안 한나라당 의총장을 지켰지만 토론은 끝날 줄 몰랐다.

만나야 할 남경필 의원은 보이지 않고, 국보법 절대 사수를 외치는 김용갑 의원이 지도부의 협상안에 불만을 품고 의총장을 박차고 나왔다. 그는 단상 위에서 눈물을 흘린 것은 처음이라며 지도부의 협상안에 대한 불만을 격정적으로 표출했다.

   
▲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상정하는것을 한나라당 김정훈의원이 국회 법률책을 들어보이며 반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고 있다. 법제사법위원회 최연희위원장과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 남경필의원. /여의도통신 김진석

보좌관과 언론인의 출입을 철저히 금한 채 비공개로 열린 한나라당 의총은 격앙된 분위기 그 자체였다. 영남권 중진의원들의 강경 입장에 기름을 끼얹은 것은 오후 6시 30분경 열린우리당 의총 결과가 전달되면서부터였다.

그보다 조금 전에 열린우리당은 의총에서 격론을 벌인 끝에 원내대표의 협상안을 부결시켰다. 이른바 패키지 딜을 거부한 것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한나라당 의총장 분위기는 더욱 격해졌다. 의총장을 빠져나오는 의원들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의총이 끝난 후 김덕룡 원내대표와 대책을 숙의하고 있던 남경필 의원에게 다가갔다. 여기저기서 기자들의 플래시가 터졌다. 얼굴이 상기된 남경필 의원을 쫓아가며 말을 붙여봤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까?"
"......"

"이대로 그냥 가는 건가요?"
"......"

남경필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기자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 남 의원은 원내대표와 대책을 숙의하기 위해 매달리는 기자들을 뒤로 한 채 서둘러 본청을 빠져나갔다.

지난 7개월 동안의 의정활동에 대한 자평과 수원지역 유권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듣고자 했던 인터뷰 계획은 이렇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여야 협상의 최일선에서 당내 강경파의 공격과 여당의 비난을 동시에 받았던 남경필 의원의 한 해는 그렇게 '말없는 대답'으로 끝나가고 있었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