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보이콧으로 수원시민의 깨어있는 의식 표시해야"

[열린세상] 최종세 (수원시민, 권선구 세류동)

금번 7·30재보선에 수원은 4개 국회의원 의석 중 3곳에서 재보선이 있어 수원시민의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여당 및 제1야당의 공천과정과 결과를 보면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됩니다.

정당으로서는 선거에서의 승리가 당면목표이고, 그러기 위해서 상대당의 강세지역에 중량감 있는 인물 또는 참신한 인재를 내세우거나, 자기 당의 텃밭에서 신진을 등용하는 방식이 소위 전략공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략공천에도 넘지 말아야 할 정도가 있는 법이고, 지역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요구됩니다. 기본적으로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출마 지역에 2년 정도는 거주하며 지역현황이나 정서를 살피고, 또한 유권자들에게 자기가 어떤 인물인지 알리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짧아도 적어도 1년 정도는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법적인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그것이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고, 후보자로서의 태도입니다.

정치에 원칙과 신뢰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국민은 그런 조직을 믿고 정권을 맡길 수 없는 게 당연합니다.

또한 소위 전략공천이라 하더라도 유권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명분과 절차가 필요한데, 명분은커녕 계파 챙기기, 돌려막기식 낙하산공천으로 표를 구하는 것은 정도가 아닐뿐더러 지역주민을 우롱하는 처사입니다.

정치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없는 평범한 수원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이번 재보선에 출마한 양당후보들에 대해 정리해 봅니다.

첫째, 수원을(권선)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는 권선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19대 선거에서 공천탈락에 불복해서 무소속출마를 강행, 결과적으로 새누리당 후보가 낙선되게 하고, 이번 재보선에서는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 위기감을 느낀 새누리 중앙당에서 복당을 시켜 당내경선에 나서게 하였는 바, 수원지역 새누리당 4개 당원협의회에서 경선참여반대 성명을 발표하였으나 이를 중앙당에서 무시하고, 경선을 진행시켜 최종후보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지역에서 당을 위해 헌신하고 지켜온 당원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중앙당은 과연 수원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건지요.

새정치연합 백혜련 후보는 MB정권에서 현직검사로서 검찰의 정치종속에 항의하고 정치검사가 될 수 없다며 사퇴함으로써 전국적 명성을 얻었지요. 19대 선거에 안산시 단원갑에 출마, 낙하산공천논란에 휘말리며 야권단일화여론조사에 밀려 출마가 무산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수원정(영통)에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준비하다가 후보등록 하루 전에 수원을로 전략공천을 받아 상식과 원칙을 지키겠다는 출마의 변으로 후보등록을 했습니다.

이 지점에서, 서울 관악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기동민 전략공천에 밀린 후 수원 전략공천이 거론됐던 금태섭 새정치 전대변인이 전략공천을 사양하며 트위터에 올린 글이 생각납니다.

"한 지역에 이미 출마했던 마당에 다른 지역에 출마할 순 없다. 원칙을 지키고 작은 약속부터 소중히 여기는 모습에 국민들이 신뢰를 보내실 것이라 믿는다."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검사직을 미련 없이 내친 정의로운 사람이 공천희망지역에 예비후보등록까지 했다가 주민등록 이전할 시간도 없이 다른 지역으로 돌려막기 공천을 말없이 수용하고 상식과 원칙이 중요하다고 출마의 변을 말씀하다니요.

수원정(영통)은 또 어떤가요? 새누리 임태희 후보,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

한분은 오랜 정치인에 대통령실장까지 지낸 분이고 한분은 오랜 언론인생활에 제1야당의 대변인까지 지낸 분이지만, 한분은 평택 출마했다가 돌려막기, 또 한분은 수원을이든 정이든 후보만 되면 그만인듯한 인상이었는데, 이제 와서 본인은 처음부터 영통이 아니면 전략공천도 싫다고 했다 하고, 전략공천이 나쁜 것만은 아니고 그 지역과 얼마나 잘 맞느냐가 중요하다고 하니, 수원을(권선)후보들보다 얼마나 차별이 되는 건지 참 헷갈릴 뿐이네요.

다음 수원병에 대한 생각입니다. 그나마 세곳 중 유일하게 투표장에 갈만한 곳이지요.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는 지역을 잘 아는 지역출신이고, 새정치연합의 손학규후보 또한 연고가 없다할 수 없고, 다른 곳에 비하면 전략공천다운 데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김용남 후보는 지역에서 앞으로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할 거라는 기대가 있는 신진인데 그동안 장안구 국회의원 출마, 수원시장 출마, 이번에 팔달재보선 출마 등 너무 가리지 않고 출마를 하는 것같아 좀더 멀리 보고, 차분히 준비하면 좋을 듯한 생각이 듭니다.

손학규 후보 또한 후보등록일에 너무 임박해서 공천결정이 났고, 나름 지역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지난 19대때 약세지역인 이곳에서 남경필지사와 약 5%의 표차로 졌던 김영진 지구당위원장이 출마할 수 없게 된 것이 안타깝네요.

특히 수원병(팔달)은 중앙정치하는 분들의 몰이해와 무시하는 경향이 많은 곳입니다. 수원에 현재 국회의원선거구가 4곳인데 권선, 팔달, 장안, 영통이 아니고 갑, 을, 병, 정으로 정해진 이유를 아십니까? 권선구의 탑동, 서둔동이 국회의원선거는 팔달구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변칙적인 게리맨더링이 일어난 것이냐 하면, 2014년 5월 현재 수원시 인구가 울산시보다 많은데 울산국회의원은 6명, 수원은 4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거나 조정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탑동과 서둔동을 권선에 두고 선거를 하게 되면, 권선구의 인구가 너무 많아 표의 등가성 문제로 국회의원을 2명 선출하지 않으면 위헌소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국회에서 임시방편적, 자의적으로 선거구 조정을 함으로써 탑동, 서둔동 지역 유권자들이 팔달국회의원선거를 하게 된 거지요.

이미 그 이전에 매산동이 권선구에서 팔달구로 편입될 때부터 행정적 필요가 아닌 정치적 계산에 의해 이루어진 일이기도 하고요. 수원사람들이 참 체제 순응적이라는 생각을 안할 수 없는 사실들이기도 하지요.

모름지기 민주사회에서 투표를 통한 선거가 기본 권리이고, 시민이라면 투표에 참여하여 좋은후보, 좋은 후보가 마땅히 없다고 생각되면 덜 나쁜 후보를 뽑아야하는 것이겠지만, 후보도 기본적으로 신의나 원칙 없는 후보들이고, 공천을 감행한 당지도부는 오만하기 그지없다면 이번 재보선에서 우리 수원시민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옳은 선택 같지가 않네요.

왜냐하면 이렇게 자기들 마음대로 후보를 낙하산으로 공천해놓고, 선거운동기간에 양당 지도부가 대거 내려와서 현란한 말들로 지지를 호소하고있지만, 공천과정에서 수원시민의 의사표시가 전적으로 무시되고도 전국평균에 가까운 투표율이 나온다면 앞으로 갈수록 더 수원시민의 뜻과 무관한 공천이 반복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양당의 수원지역 시·도의원 일동이 낙하산공천 반대성명을 발표했고, 수원지역 고등학교동문회장단 회의에서도 또한 반대성명을 냈으며, 새누리 당원협의회에서 반대한 후보도 있습니다.

지역사회에 나름 봉사하고 여론을 잘 아는 이런 단체와 시민들의 의견마저 묵살하고, 자기들 이해관계에 따른 낙하산, 돌려막기공천을 강행하고도 양당 지도부 누구 하나 사과하거나, 납득시키려는 노력 한번 없었습니다.

인구 120만 시에서 재보궐선거에 나설만한 후보가 지역에 없다면 그야말로 양당 지도부가 평상시 지역인재발굴이나 육성에 본분을 다 못한 것이고, 있음에도 무더기 낙하산 공천을 자행한 것이라면 지금까지 수원시민을 무시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이제는 우롱하는, 그야말로 무지렁이 삼류시민들로 취급하는 거지요.

지금까지 여당과 제1야당의 공천과정과 후보들에 대해 얘기했지만, 통진당과 정의당 역시 거대양당보다 잘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너무 비슷하지요.

선거를 통한 의사표시가 가능하다면 선거를 보이콧하는 것으로도 의사표시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 수원시민의 깨어있는 의식을 분명히 표시할 때 작게는 수원시민의 자존감을 지키는 것이고, 크게는 이 나라를 이끌겠다는 정치지도자들의 의식전환을 통해 국가미래에 대한 희망을 키워나가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공천과정에서 수원시민을 대변해서 낙하산 공천에 반대했던 시·도의원, 고교동문회장단협의회, 탑동, 서둔동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수원시민 모두가 이번 7·30재보선 보이콧 운동을 이끌고 참여했으면 합니다.

수원시민의 의견표출로 어느 특정정당의 승리가 아니라 각 당의 오만한 지도부들이 각성하는 선거가 되도록 합시다.

그래서 앞으로 유사한 공천을 원천적으로 무력화시키고, 지역에서 준비하고 지역에서 인정받아야 선출직을 꿈꿀 수 있는, 말 그대로 상향식공천이 정착되는 데 수원시민이 그 초석을 놓은 선거로 기억되게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