以顯父母 孝之終也(이현부모 효지종야)

[근당의 인문학 고전 42]한국서예박물관장 양택동

●부모님을 빛나게 하는 것이 효도의 끝, 효도의 완성이다.

신라 때에 있었던 이야기다. 집안이 가난해 그의 아내와 함께 남의 집에 머슴살이와 품팔이로 어렵게 살면서 홀어머니를 봉양했다. 그런데 어린 아이가 어머니 잡수시는 것을 자꾸 빼앗아 먹어 아내에게 말하기를 '아이가 어머니 잡수시는 것을 빼앗으니 아이는 또 낳을 수 있지만 어머니는 다시 구하기 어렵다'하고 아이를 업고 뒷산 북쪽 기슭에 올라갔다. 묻으려고 땅을 파니 종모양의 물건이 있어 석종으로 이를 두둘 겨 보았다. 헌데 그 소리가 너무 아름다워 이상하다고 여겨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왔다. 종을 기둥에 매달아 치니 그 소리가 전해져 임금이 이를 듣고 그 내용을 알아 가상히 여겨 집 한 채를 주고 매년 쌀 오십 석을 내려주었다. 이는 지극한 효성에  감지덕지한 것이다.

   
[풀이] 顯(나타날 현)

日(날일)과 絲(실사) 頁(머리혈)의 합.
顯은 햇볕이 쨍쨍 비치는 날. 실을 꼬아 장식을 만드는데 햇볕을 받아 반짝거림을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다. 고대에도 갈참나무 벌레에서 얻은 명주 같은 실이 있었고 그 실로 만든 물건은 유난히 반짝거린다하여 나타 나 다란 뜻을 갖게 되었다.

또한 그 뜻이 넓어져 日은 빛이 나는 주옥같은 것을 絲는향로에 매달린 장식 이었다. 이는 향을 피우고 신령(조상)에 절하면서 신령 앞에서 신령을 부르는 주문을 외우는 것이니 그 주문이 降神(신이 내려옴)이고 顯은 결국 조상이 나타나기를 비는 과정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축 지방을 쓸 때에 顯자가 맨 처음에 들어간다. 즉 한문 법칙에 따라 나타 나십시오(현)를 먼저 쓰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