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노조에 가입한 직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며 거액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증거가 국회에서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과 전 삼성전자 노동자들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전자 인사그룹 성모 차장이 홍두하씨(수원시 권선동, 42)에게 노조 탈퇴를 조건으로 1억3천5백만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지급확인서'를 공개했다.
홍씨가 공개한 지급확인서에는 "퇴직원 접수 후 TOTAL 2.5억원에 대한 지급을 약속함. 단 세금 포함 금액. 인사그룹 성00. 2004. 9.9"이라는 문구와 함께 성모씨의 서명이 기재되어 있다.
홍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회사의 회유와 강압에 못 이겨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조를 탈퇴했다"고 밝혔다. 홍씨의 노조 탈퇴 이후 회사는 3개월에 걸쳐 약속한 2억5천만원을 지급했다.
단병호 의원과 홍두하씨는 "정상 퇴직시 회사가 지급하는 금액은 1억5천만원인데도 회사가 2억5천만원을 지급했다"며 "차액 1억3천5백만원은 노조 탈퇴를 조건으로 지급한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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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년 1월11일 국회 기자실 기자회견/여의도통신 김진석 | ||
이들은 △회사가 지급한 금액이 정상적인 퇴직금과 명예퇴직금을 합한 액수보다 많고 △정상적인 퇴직자에게 인사그룹 간부가 굳이 확인서를 작성해줄 이유가 없고 △확인서가 작성된 날 홍두하씨의 노조탈퇴서가 작성된 사실에 비춰볼 때 삼성전자가 거액의 돈으로 노조탈퇴를 종용하고 회유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단병호 의원은 "삼성그룹 산하 회사들이 노동자들의 노조 결성과 가입을 방해한다는 사실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었다"며 "그 구체적 증거가 드러난 것은 지난 2004년 12월 김규태씨에게 제공한 금품지급확인서가 드러난 이후 두 번째"라고 밝혔다.
이어서 단 의원은 "삼성전자의 무노조 정책이 회사의 막강한 자금력에 기반한 회유와 강압정책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삼성의 부당노동행위 실태에 대한 노동부의 전면적인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 삼성 노조 탈퇴 종용 어떻게 이뤄졌나 홍두하씨 경위서로 살펴본 삼성의 무노조정책
홍씨가 산별노조에 가입하게 된 것은 회사 내에서 노조 설립 시도가 좌절되자 삼성그룹 내에서 단위노조를 건설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홍씨가 금속노조에 가입한지 한 달이 지난 2004년 9월 9일 삼성 광주공장에 출장을 가게 된다. 이날 홍씨는 광주공장 회의실에서 인사그룹 성모 차장을 만났다. 성모 차장은 홍씨에게 노조에 가입한 사람들의 이름을 대며 노조 가입 사실을 추궁했다. 계속된 회사측의 추궁이 이어지자 홍씨는 결국 노조에 가입한 사실을 털어놓았고, 노조를 탈퇴하면 최대한 불리하지 않게 지원하겠다는 회사측의 약속에 노조탈퇴에 동의했다. 이에 회사측은 그 자리에서 퇴직원을 작성할 것을 강요했고, 홍씨는 퇴직원을 쓸 때까지 5시간 동안 회의실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결국 홍씨는 명예퇴직금액에 일정액을 더 받는 조건(총 2억5천만원)으로 퇴직원을 제출하게 된다.
홍두하씨의 경위서 전문을 그대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진술인: 홍두하(630413-*******) 본인은 1988. 5.24 삼성전자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수원공장 세탁기 개발실에서 근무하던 중 2004. 9.9 퇴사하였습니다. 2004. 8.9 본인을 비롯한 삼성전자 주식회사 노동자 3인과 강재민을 비롯한 삼성 SDI 주식회사 노동자 4인, 총 7인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에 가입하였습니다. 우리들은 삼성전자 주식회사에서 노조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모두 좌절되는 것을 보고 삼성그룹 내에서 단위노조를 건설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일단 금속노조에 가입하기로 하였던 것입니다. 본인이 위 노조에 가입한 이후에 2004. 9.9 본인이 삼성광주공장에 출장을 갔을 때 본인과 함께 근무하는 장00 부장이 광주공장 T/F 팀 김00 상무가 보자고 한다고 하여 위 장00 부장과 함께 냉장고 공장에 있는 분임조 회의실로 갔습니다. 위 김00 상무는 전날 라인생산량에 대해 몇 마디하다가 먼저 밖으로 나갔고 곧 이어 성00차장이 위 회의실로 들어왔습니다. 그 직후 위 장00 부장도 밖으로 나갔습니다. 본인이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고 계속 버티자 위 성00 차장은 같이 노조에 가입한 사람들 이름을 대며 본인이 위 노조에 가입한 사실은 추궁하였습니다. 이에 본인은 더 이상 부인하기 힘들어 위 노조에 가입한 사실을 모두 밝혔습니다. 그러자 위 성00 차장은 본인에게 노조를 탈퇴할 것을 집요하게 강요하면서 본인이 노조를 탈퇴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 선에서 불리하지 않게 최대한 지원을 하겠다고 회유하였습니다. 이에 본인은 회사는 다녀야 되겠다는 생각에 노조탈퇴에 동의하였습니다. 그러나 위 성00 차장의 강요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본인이 노조 탈퇴서를 쓰자마자 바로 퇴직원을 작성할 것을 강요하였습니다. 본인이 그것만은 도저히 못하겠다고 끝까지 거부했으나 위 성00 차장은 삼성의 경영이념에 배치되는 사고로 노조에 가입했던 사람은 더 이상 삼성에 다닐 수 없다며 구조조정과 동일한 명예퇴직금을 지급할 테니 퇴직원을 쓰라며 계속 강요하였습니다. 본인은 위 회의실에 감금된 상태에서 5시간 동안이나 버텼으나 퇴직원을 쓰지 않고는 위 회의실을 못 나갈 것 같다는 불안이 엄습하여 결국 명퇴금에 일정액을 더 받는 조건(총2억5천)으로 퇴직원을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본인이 구두 약속은 믿지 못하겠다고 하자 위 성00 차장은 자신의 친필 서명이 기재된 지급확인서를 본인에게 제공해 주었습니다. 단 퇴직금 지급은 상황을 봐가며 3개월에 걸쳐 나눠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본인은 노조도 탈퇴하고 졸지에 회사까지 사직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3차례레 걸쳐 은행 통장으로 위 금액을 지급받았습니다. 그 이후 아직 노조를 탈퇴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강재민 동지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그 당시 버티지 못하고 허무하게 굴복한 나 자신에 대한 모멸감 등으로 방황하다 다소 뒤늦긴 하였지만 삼성의 부당하고 악랄한 노조탄압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위 사실을 폭로하기로 결심하였던 것입니다. 본인은 이후 검찰과 노동부에 위 사실을 고소할 것이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05. 1. 11 홍두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