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들에게 건강한 장수를 가로막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을 꼽으라면 다들 당뇨병을 지목하는데, 그 이유는 합병증 때문이다.
당뇨병을 20년 이상 앓으면서 제대로 혈당을 관리하지 않으면, 망막과 신장이 망가지고 말초신경 장애가 발생한다. 당뇨병을 얼마나 오래 앓았고, 얼마나 혈당을 제대로 관리했느냐가 관건이다.
이들 당뇨 합병증은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서야 증상이 생긴다. 따라서 증상이 없더라도 당뇨병 환자라면 정기적으로 합병증 조기 발견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 진단을 처음 받은 사람도 일단 망막질환, 만성신부전, 당뇨병성 족부병증 등 3대 합병증 검사를 받고 나중에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발끝이 썩어가는 무서운 합병증 당뇨병성 족부병증
당뇨 합병증 중에 가장 눈에 띄고 실감 나는 것이 당뇨병성 족부병증이다.
이는 한마디로 말하면 발 일부분이 썩어 들어가는 병이 다. 당뇨병이 원인이 되어 발에 궤양이나 괴사가 생긴 상태로, 당뇨병성 족부병증이 생긴 사람의 10% 정도는 조직이 괴사해 결국다리를 잘라야 한다.
미국의 경우, 다리를 절단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2%에 불과하다. 서울아산병원 당뇨병센터 자료에 의하면, 발목 위로 절단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41%로 위암의 5년 생존율 보다 낮다. 암보다 무섭다는 얘기다.
당뇨병 자체의 합병증이 심해져서 사망하기도 하고, 다리를 절단한 이후에 오는 상실감, 우울증, 운동 부족, 당뇨 관리 실패의 악순환이 이어져 사망하기도 한다. 당뇨병성 족부병증 환자는 발의 상처만 치료해서는 안 된다. 우선혈당을 잘 조절해야 하고, 영양 상태를 교정해야 하며, 혈관 상태를 양호하게 만들어야 한다.
회복 후 발에 맞는 신발을 제작해서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런 협동진료 체계가 잘 이뤄져야 당뇨병성 족부병증이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협진 체계하에서, 필자는 다리의 절단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허벅지나 사타구니에서 혈관을 포함한 피부를 얇게 떼어 내어 절단한 발 부위를 재건해 환자가 본인의 발을 쓸 수 있도록 치료한다.
이렇게 발을 재건 성형한 당뇨병성 족부병증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7%에 달한다. 치료보다 중요한 것이 예방이다. 일단 당뇨병성 족부병증이 생기면, 철저한 식이 관리 및 혈당 조절, 적절한 운동, 당뇨화 착용, 주기적인 병원 방문을 통한 발 관리를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당뇨병성 족부병증이 있으면 말초신경의 감각이 떨어지므로 여유 있는 신발을 신어야 하고, 발은 매일 아침마다 씻고 나서 눈으로 관찰하고 손으로 느껴야 한다. 여름에는 신발을 신고 있을 때 발이 금방 축축해지므로 주기적으로 통풍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