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경제정책 '우향우' 선회?

김진표, 심재덕 의원 등 실용주의 그룹 목소리 커질 듯

열린우리당이 정세균 원내대표 체제를 출범시키면서 여권내 실용주의 그룹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정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민생경제회생'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원혜영 정책위의장은 이보다 한발 더 나갔다.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관련해 원칙 견지를 전제로 한 부분적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실제로 원 의장은 25일 오전 S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원칙과 유효성이 지켜지는 가운데 현실적이고 합리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5년도 국정기조를 '경제살리기'에 맞춘 것과 보조를 맞춰 여권 내에서도 실용주의적 경제정책으로 선회하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원혜영 정책위의장의 보좌역인 수석 정책위부의장에 경제관료 출신인 강봉균 의원이 임명되면서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이 '우향우'로 완전히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 아니냐는 섣부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여권 지도부가 이렇게 실용주의 노선을 견지함에 따라 여당 내 야당인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 소속 의원들과 여권내 관료출신 의원들의 모임인 '일토삼목회'(대표 김진표 의원) 등 당내 실용주의 그룹들의 목소리가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내 대표적 관료, 전문가 그룹의 친목모임인 '일토삼목회'는 재야파와 당권파로 분류되는 다른 계파들과 비교할 때 정치색이 비교적 엷다. 때문에 당내 주요 현안에 대한 결집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다. 하지만 참여 인원은 47명으로 당내 최대 계파로 분류되는 재야파 출신인 국민정치연구회보다 인원이 더 많다.

소속 의원들 전원이 행정관료와 전문가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어 현안 문제에 대해 비교적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 의원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당내에 미치는 영향은 타 계파 못지 않은 파괴력을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

   
▲ 심재덕, 김진표 수원지역 안개모 회원 ⓒ 여의도통신 김진석

당 한 관계자는 "(일토삼목회가) 순수 친목모임이지만 이들 의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당내에서도 이들의 발언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덕 의원이 소속된 '안개모' 역시 벌써부터 당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안개모'는 최근 긴급 모임을 갖고 당내에서 온건개혁의 목소리를 키우고 외연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용주의 그룹에 대한 당내 견제도 만만치 않아 당 노선을 둘러싸고 실용주의 그룹과 개혁강경파 그룹간에 치열한 노선투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당내 실용주의 노선 선회와 관련해 일부 의원들은 국보법 등 주요 현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불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 전망도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민생경제 회생'을 선언한 여당 지도부가 2월 임시국회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