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엔 공공성, 대학엔 효율성 적용할 것"

김진표 교육부총리 내정자 국회서 기자회견

"어려운 시기에 교육부총리에 임명돼 마음이 무겁다."

김진표 교육부총리 내정자가 27일 저녁 자신의 사무실인 의원회관 311호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일 먼저 밝힌 소감이다.

이어서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교육정책의 방향을 제시했다. "교육의 공공성과 효율성의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것이 거기에 해당되는 발언이었다. 그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는 공공성의 가치를 적용하고, 대학교에는 글로벌 시대에 맞는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효율성의 가치를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 교육부총리에 임명된 김진표 국회의원(수원,영통)

자신에 대한 교육계의 강한 반발을 의식한 듯 평소 경제부총리 당시 강조하던 교육시장 개방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유연한 입장 표명으로 대응했다.

"경제부총리였을 때 나는 교육에 대한 입장을 경제적 관점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교육부총리가 되었으니 교육전문가들의 입장을 수렴해서 교육정책을 펴나겠다."

하지만 기여입학제, 본고사, 고교등급제를 반대하는 3불 정책에 찬성하느냐는 구체적인 질문이 나오자 질문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다가 교육부 관계자의 도움말을 듣고서야 겨우 답변을 하기도 했다.

"대학 입학과 관련해서는 최대한 대학에 자율권을 주는 방향으로 하겠다. 하지만 기여입학제 등의 제도를 도입해 돈만 있으면 대학에 쉽게 들어가게 하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 정서상 쉽지 않을 것이다."

일단 기여입학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나라에서 인적자원은 경제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조건"이라고 말한 뒤 "교육이 선진화돼야 나라가 선진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우 원론적이고 교과서적인 언급이었다.

 

다음은 이날 저녁 있었던 기자회견 일문일답 내용이다.

-소감은.
"어제는 통보를 받지 않은 상태라서 여러분 앞에 선다는 것이 조금 그래서, 오늘 오후 6시 쯤 통보받고 여기 왔다. 어려운 시기에 교육부총리라는 중책을 맡게 돼서 어깨가 무겁고 걱정이 많이 된다. 그러나 일단 책임을 맡게 된 이상 최선을 다하겠다."

-교육정책에 대한 구상은.
"구체적인 교육정책에 대한 소신이나 그 구상은 앞으로 교육정책을 추진해 내가는 과정에서 차차 말씀드리겠지만, 저는 평소에 우리 교육이 선진화되지 않고서는 우리나라가 선진화될 수 없다고 생각해 왔다. 그것은 우리 경제 여건상 우리의 유일한 경제자원이 인적자원이기 때문에 교육이 선진화돼야 우리나라가 선진화될 수 있다.

따라서 초등, 중등, 고등학교의 공교육을 중시해서 국민의 신뢰를 받고, 대학교육은 대학개혁을 통해서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그렇게 정책 대안을 마련하려고 구상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많은 전문가들과 다양한 교육단체들이 있어 앞으로 이분들과 많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이해관계를 조정해서 교육의 공공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 교육계의 많은 전문가들의 아낌없는 충고를 바란다."

-워낙 교육과 관련 없는 분이라는 비판이 많다.
"나는 경제 부처에서 30여년 동안 근무했다. 우리의 경제 사회 여건상 유일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인적자원을 효과적으로 양성해서 국제사회에서 경쟁하고 훌륭한 인재를 키워서 국제사회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재경부에 있을 때 그런 소신을 갖고 교육에 관한 나름대로의 구상과 소신을 가졌다.

그것은 국민의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을 하면서 교육계 전문가들과 토론을 통해서 교육정책에 대한 의견을 준 바 있고, 참여정부 들어와서는 저의 그러한 생각을 경제 전문가의 입장에서 본 교육개혁의 방향을 교육부총리께 참고하시도록 자료를 제공한 적도 있다. 재경부에 있을 때 교육부 실무자들과 수많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우리 교육의 어려움과 교육 공공성의 가치를 모두 충분히 알고 있다.

우리 이공계에 엄청난 대졸 실업자들이 있다. 이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데 반해서 우리 산업계에서는 대졸자를 데려다가 1~2년 공짜 교육을 시켜서 써먹을 수 없다. 그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대학교육이 되는 일이 중요하다. 그런 정책개발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

   
▲ 교육부총리에 임명된 김진표 국회의원(수원,영통)

-시민단체는 교육의 문제를 시장으로 해결해서는 안된다는 우려와 비판이 많다.
"교육계의 많은 시민단체들과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그 분들이 걱정하는 학문의 자유, 인성교육 등 교육의 이상을 잃을까봐 하는 걱정을 해소할 것이다. 경제 부처에 있을 때는 경제적 관점에서 우리 교육을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교육 부처에서는 교육의 공공성과 효율성을 모두 조화시키겠다."

-평소 교육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경제부총리 때 얘기하던 것은 지금 대개 정책으로 돼 있다. 정책시행 단계에서는 공교육시장 개방이 적절하다고 본다. 앞으로 이 문제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있어서 우리 교육실정에 맞는 교육개방의 원칙을 수립하도록 하겠다."

-교육 3불 정책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3불 정책이라는 질문에 김진표 의원은 1분 정도 잘 모르겠다는 듯 머뭇거렸다. 옆에 앉아있던 교육전문지 기자가 살짝 '기여 입학제, 본고사, 내신등급제 금지'라고 내용을 알려줬고, 그 옆의 교육부 관계자도 그에게 귀뜸한 뒤에야 말문을 열었다.) 질문이 너무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잘 모른다. 다만 대학의 입학에 있어서는 가능한 대학의 자율권을 줘야 한다는 게 내 입장이다. 그러나 돈많은 사람들만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제도는 우리나라 정서상 있을 수 없다. 내일이 될지 모르겠지만."

-재경부 장관을 하다가 국회의원이 됐고, 다시 교육부 장관으로 가시는데 장관과 의원 중 어떤 것이 더 좋은가.
"어차피 겸직을 한다. 교육부총리를 하지만, 의원도 겸직을 하기 때문에 의원으로서 교육 관련 입법에도 힘을 쓸 것이다."

<여의도통신=장성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