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 내 친구가 달라졌다면 호르몬 탓일 수도?

[건강칼럼]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지부 이영순부장

 

국내 최고의 '호르몬 전도사'로 알려진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사람이 서로 제대로 소통하려면 호르몬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족이나 친구의 행동과 말이 과거와 달라졌다면 십중팔구는 호르몬의 변화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건강해지려면 호르몬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안철우 교수. 그에게 호르몬에 대해 궁금 한 몇 가지를 물어보았다.

Q. 남성이 나이 들면 여성스러워지는 이유는 뭘까?

남성의 남성호르몬은 35세부터 감소한다. 여성의 여성호르몬은 폐경을 맞는 50대부터 급감한다. 그래서 남성은 10년 빨리 여성화된다. 남성이 나이 들면 눈물이 많아지는 것도 바로 남성호르몬이 줄어든 탓이다.

여성은 50대 이후 골다공증·심혈관질환·대사증후군 등이 급증한다. 이는 여성호르몬이라는 '보호막'이 걷히기 때문이다. 여성호르몬의 주는 에스트로겐, 보조는 프로게스테론이다.

폐경을 맞은 여성 중 일부에게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하는 이른바 호르몬 대체요법을 실시하는 것은 그래서다.

Q.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몸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나?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급성 스트레스 상황으로 인식해서 교감신경이 활성화 되고 이 과정에서 아드레날린 등의 교감신경 호르몬이 분비된다.

심장이 빨리 뛰고 손이 축축해지고 얼굴이 붉어지는 등의 신체적 변화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부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 등의 분비가 증가해서 다양한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Q. 눈꺼풀이 떨리는 것도 호르몬의 영향 때문인가?

눈꺼풀은 외안근이라는 근육으로 조절된다. 만일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어 갑상선호르몬이 과다하게 나오면 외안근이 떨릴 수 있는데 이럴 때 눈꺼풀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눈꺼풀이 떨린다고 해서 모두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의심되는 것은 아니다.

Q. 피부트러블과 호르몬 사이에도 관계가 있나?

남성호르몬이 피부트러블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춘기 때 여드름 등의 피부트러블이 생기는 이유는 남성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는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질 때 피부의 윤기와 탄력이 떨어져 피부고민에 빠진다.

Q. 음식이 자꾸 당기는 것도 호르몬 이상 때문일까?

식욕을 증가시키는 호르몬인 그렐린의 영향으로 볼 수도 있다. 즉 식사를 하게 되면 그렐린이 감소하고 렙틴(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식욕 억제 단백질)이 증가해야하는데 어떤 음식들은 식후에도 렙틴의 분비는 잘 안 되고 그렐린을 다시 증가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땐 식사를 해 도 금방 허기를 느끼게 된다.

Q.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것도 호르몬의 영향이라는 말이 있다. 수면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은 무엇인가?

수면 호르몬은 '멜라토닌'이라고 하는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재미있는 것은 멜라토닌은 낮에 햇볕을 쬐어야 밤에 잘 분비된다는 것이다. 멜라토닌은 낮과 밤을 인식하게 해주는 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낮에 30 분 이상 햇볕을 쬐어 주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Q. 여성들 중 생리주기가 불규칙한 사람이 많다. 그 이유 와 해결방법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현대 여성들은 생리주기가 불규칙 한 편이다.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규칙적인 생리주기에 도움이 된다.

지나친 다이어트 로 체지방이 부족한 경우도 호르몬의 불균형에 따른 생리 불순이 발생될 수 있어 내분비적 접근이 필요하다. 부인과 적 질환으로 인해 불규칙한 생리주기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증상이 계속된다면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 이 좋다.

Q. 대표적 호르몬 질환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이 대표적이다. 갑상선 이상으로 고통 받는 여성이 크게 늘어나서 '대세 호르몬 질환'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

호르몬이 넘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으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불안을 느끼게 되는데, 이런 여성에게 호르몬 치료를 하면 가정이 다시 화목해질 수 있다. 반대로 호르몬이 부족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으면 우울감을 자주 호소하고 무기력해진다.

Q. 고령층에게 희소식이 될 만한 회춘(回春)호르몬도 있는지?

성장호르몬이 청춘호르몬·회춘호르몬으로 통한다. 이 호르몬은 모든 세포를 성장시키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성장호르몬을 보충하면 키가 커지고 근육이 생기는 등 일시적으로 삶의 활력이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암세포도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호르몬 치료는 의사의 철저한 관리 하에 이뤄져야 한다.

Q. 호르몬 감소, 또는 호르몬 불균형이 오는 원인은 무엇인가?

불규칙적인 생활습관, 노화, 또는 호르몬과 관련된 장기의 질병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스테로이드처럼 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약제뿐만 아니라 전혀 생각지도 않은 약제들의 오남용과 환경오염물질들도 호르몬 교란의 원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