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타조, 몸은 거북이 되는 것 막아야"

여야 연찬회장에서 만난 우리 지역 의원들

여야는 3~4일 각각 소속 의원 대다수가 참석하는 의원 연찬회를 열고 향후 당 운영 방안과 진로에 대해 격정토론을 벌였다.

지난 3일부터 1박2일 동안 충북 제천에서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에서는 '박근혜 대표 책임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중도보수'로서의 당 노선을 두고 의원들 사이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4일 서울 서초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연찬회를 갖고 2월 임시국회 대책과 4대 개혁입법 처리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벌어진 각 당 연찬회에서 우리 지역 의원들이 쏟아낸 '격정토론'을 중계한다.

 

   
▲ 4일 오후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의원워크숍이 열렸다. 워크숍에 참석한 심재덕의원. /여의도통신 김진석

△심재덕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극단은 피해야"

열린우리당 심재덕 의원은 4일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극단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심 의원은 당의 정체성을 '민생개혁정당'으로 둬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정치가 국민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처음에는 개혁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며 "그러나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 일단 국민을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고 발언해 민생 위주의 개혁 동반 추진이라는 당의 기조에 전적인 동감을 표시했다.

또 심 의원은 "경제를 우선 순위에 두고 개혁을 다루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2월 임시국회 대책 방향에 대한 견해도 나타냈다.

   
▲ 4일 오후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의원워크숍이 열렸다. 이기우의원,장향숙의원과 김영춘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여의도통신 김진석

△이기우 "국보법 실효성 없다는 정치적 메시지 던져야"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은 4일 국가보안법을 제외한 과거사법 등 3대 입법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의원은 "국보법을 제외한 개혁입법은 지난 해 말 여야가 합의한 대로 처리해야 한다"며 "국보법은 당론을 바꾸면서까지 (여야) 협의처리를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한나라당의) 대체입법안을 받아들일 수는 없지 않느냐"며 "(국보법) 처리 로드맵에 당이 강박관념을 갖지 말고 (국보법이) 실효성이 없는 법안이라는 것을 정치적으로 선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 등 최근 여당의 기조가 친기업 성향으로 흐른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이 의원은 '유연성'을 내세우며 동의한다는 뜻을 비쳤다. 이 의원은 "대기업이 그것 때문에 기업활동에 위축을 받는다면 그런 것까지 완화하자는 것이 정부 입장 아니냐"며 "개혁에도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기업 위주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과거 성장중심 패러다임에는 분명한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이 의원은 "과거 기업 성장 위주의 일자리 창출이 아닌 사회공공부문 서비스 확대를 통한 일자리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1일 오전 국회 본관 146호실에서 한나라당 의원총회가 열렸다. 총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남경필의원. /여의도통신 김진석

△남경필 "한나라당 수구 기득권 냉전 방향 없애야"

원내수석부대표라는 당직을 맡고 있으면서도 '개혁적 보수' '중도적 보수' 등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남경필 의원은 연찬회 기간 동안에도 당내 '수구 기득권 냉전 세력'으로부터의 탈출을 줄곧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남 의원은 여의도통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나라당은) 수구 기득권 냉전의 방향을 없애야 한다"며 "(당이 그대로 간다면) 머리는 타조, 몸은 거북이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남 의원은 또 당명개정 논란과 관련해 개정에는 찬성하지만 시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남 의원은 "당명개정 주장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박세일 정책위의장이 말하는 혁신적 중도보수를 달성했을 때 바꿔도 늦지 않다고 본다"며 '당명 개정 시기'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과거사법 등 3대 쟁점 입법에 관해서는 "중도보수의 시각에서 정립돼야 한다"며 "그래야먄 한나라당의 입장이 그쪽으로 바뀌는 것으로 (국민들이) 인식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가정보원이 과거 7대 의혹 사건으로 박정희 정권 시대에 벌어졌던 인혁당 사건, 정수장학회 등의 진상규명 추진을 발표한 것과 관련, 역사에 대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남 의원은 "대표께서는 (국정원에서 조사하는 사건에 대해) 하나하나 입장을 정리하고 고뇌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반성하는 작업이 있어야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발언해 당내에서 일고 있는 '박근혜 대표 책임론'에 무게를 싣는 태도를 취했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심재덕 의원 일문일답]

-연찬회에서 '민생개혁정당'이라는 표현이 나왔는데.
=동감한다. 정치가 국민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안 된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이런 내용을) 설명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 서울에서만 활동하다 보니 지역에 내려가서 설명도 드리고 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

-민생과 개혁을 동시에 아울러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은 옳지 않다. 처음에는 개혁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 사정이 너무 좋지 않다. 일단 국민을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 개혁에 대한 신념 자체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경제를 우선 순위에 두고 개혁을 다루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연찬회 주제가 '민생 속으로'다.
=이제는 당연히 민생을 챙겨야 할 때다. 민생 속으로 들어갈 때에만 개혁도 가능하다.

 

[이기우 의원 일문일답]

-연찬회에서 '민생'과 '개혁'을 동반 추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국정운영 기조를 그렇게 가야 한다는 것에는 대부분 의원들이 동감하는 분위기다. 지도부가 개혁과 실용을 대립적인 것으로 볼 때는 문제가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아니냐.

-2월 임시국회에서 개혁입법 처리 가능성은.
=국가보안법을 제외한 개혁입법은 지난 해 말 여야가 합의한 대로 2월에 처리해야 한다. 국보법은 (폐지 후 형법 개정) 당론을 바꾸면서까지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이유는 없다. 조급하게 (2월로) 시한을 못박고 처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국보법이) 실효성이 없는 법안이라는 것을 정치적으로 선포할 필요는 있다. (여야간) 협의 처리 위해서 대체 입법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

-국보법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어렵다는 말인가.
=(국보법) 처리 로드맵에 당이 강박관념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한나라당의) 대체입법을 받아들일 수는 없지 않은가.

-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 과거 기업 분식회계 유예 등 당이 친기업 정서로 흐른다는 비판도 있다.
=대기업이 그것 때문에 기업활동에 위축을 받는다면 그런 것까지 완화하자는 것이 정부 입장 아닌가. 개혁을 하더라도 유연성을 가질 필요는 있다고 본다. 다만 현 정부의 경제운영 기조가 '일자리 창출'인 만큼 그에 따른 구체적 정책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과거의 기업 성장 위주의 일자리 창출이 아닌 사회공공부문 서비스 확대를 통한 일자리 확충이 필요하다.

 

[남경필 의원 일문일답]

-당명개정을 포함해 한나라당 혁신과 관련한 노선과 방향에 대해서 말해 달라.
=오늘 연찬회서 하나 얻은 게 있다. 여기 참석한 한나라당 의원 모두가 현재 상황을 '위기'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게 바로 그렇다. 그래서 이제는 모두 (한나라당이) 바뀌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게 됐다. 당명개정 주장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박세일 정책위의장이 말하는 혁신적 중도보수를 달성했을 때 바꿔도 늦지 않다고 본다. 이념적 성격을 갖고 있는 3대 법안에 대한 입장도 혁신적 중도보수의 시각에서 정립해야 한다. 그래야만 한나라당의 입장이 그쪽으로 바뀌는 것으로 (국민들이) 인식할 것이다.

-어떤 방향으로 정립돼야 한다는 말인가.
=수구 기득권 냉전의 방향을 없애야 한다. 말로는 혁신적 중도보수를 얘기하면서 실제로는 수구 기득권 냉전의 방향으로 간다면 머리는 타조, 몸은 거북이의 모습이 될 것이다. 그것이 달성된 3개월 뒤에야 당명개정이 필요하다. 또한 재보궐 선거 공천을 공정하게 해야 하고, 여의도연구소 강화, 사이버 정당 강화 등도 역시 제대로 추진해야 한다.

-한나라당 혁신 작업이 대선후보와 연관돼 논란이 되고 있는데.
=한나라당 의원 중에서 대통령의 꿈을 갖고 뛰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내놓고 뛸 수는 없다. 따라서 공정하게 차기 대선주자에 대해서 얘기하고 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안팎으로 공정하게 대선주자를 뽑아야 한다. 그래야 대선후보로 훌륭한 인물들이 한나라당에 들어올 것이다.

-과거사법 처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당당하게 옳은 방식으로 대처하자는 말은 맞다. 하지만 어떻게 풀 것인지가 중요하다. 모택동 시대의 공과에 대해 공은 7, 과는 3이라는 평가를 한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에 과 3은 무엇인가를 고뇌해야 한다. 과거사에 대해 하나하나 점검해서 연구하고, 하나하나 사례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

-연찬회 참석 의원들한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 이제는 노무현 대통령을 인정해야 한다. 아직도 노무현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 마음이 우리 안에 있다. 집에서 아버지가 아이들 혼낼 때 참다 참다 한번 혼내줘야 아이의 잘못을 고칠 수 있다. 이런 것처럼 여당이나 정부가 잘한 것은 칭찬해야 우리도 잘못을 고칠 줄 아는 대통령을 만들 수 있다.

<여의도통신=김동현 장성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