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엔 귀천도 나이도 없어요”

[이사람]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은 56세 황하수씨

4일 삼일공업고등학교 졸업식장.

이날 식장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한 졸업생이 상을 받기 위해 단상에 올랐다. 

올해 56세가 된 황하수씨(제과회사 경영). 그가 졸업장(전기과)과 상장을 받기 위해 이곳에 이르기까지 나름대로 사연이 있었다.

   
▲ 이강인 교장으로부터 교육감상을 받는 황하수씨

“학력이 부족해 후회한 적이 많았죠.”

충남 당진에서 출생한 황씨는 19살 되던 해 수원으로 올라와 제과공장 공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착실히 일에 매달렸던 황씨는 76년 자신의 제과공장을 열게 됐다. 그러나 물품 거래시 영수증이나 관련 서류에 대한 사정에 어두워 납품대금을 떼이기 일쑤였다.

황씨는 “이렇게 사기를 여러 번 당하고 나니 중졸인 학력이 후회스럽기만 했다”며 “이때부터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조금씩 갖기 시작한 것 같다”고 학업에의 동기를 밝혔다.

“교장실로 직접 찾아가 입학 허락을 받아냈습니다”

생업으로 인해 갖지 못했던 배움의 길로 들어서기 위해 2002년 그는 삼일공고의 문을 두드렸다.

당시 삼일공고의 교사들은 그가 50대를 훌쩍 넘은 나이에 학업을 잇기엔 여러 가지 어려움을 들어 난색을 표시했다고 한다.

황씨와 자녀뻘 되는 학생들과 함께 학업을 이어가다 중도 포기를 우려했던 것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황씨는 교장실로 직접 찾아가 이강인 교장에게 입학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전했고, 이에 이 교장은 그의 입학을 흔쾌히 허락했다.

그러나 의지만큼이나 학교 생활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 졸업식의 황하수씨 가족, 좌로부터 며느리, 황씨, 손자와 부인 유상옥씨

황씨의 부인 유상옥씨(54)는 “처음 3개월간은 힘든 적응기를 보냈다”며 “낮엔 회사일에, 밤엔 등교하는 데다, 오랜만에 공부하려니 학업을 따라가는데 많이 힘들어 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교사들 모두가 황씨보다 연하인데다 급우 역시 자신의 아들보다 어리기까지 하니 그도 모르게 움츠러들기도 했다.

황씨는 시간이 흐르며 성적이 궤도에 오르자 급우들의 인정을 받기 시작했고, 주말엔 야유회를 갖기도 해 학교의 일원으로 적응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3년 내내 결석 한번 없도록 노력을 다한 결과, 이날 졸업식에서 전교 성적 최우수자에게 수여되는 교육감상까지 수상했다.

황씨에게 언제까지 교육의 길을 이어갈 것인지 질문하자, 곧바로 오산대 수시합격한 사실을 들려줬다.
대학에 진학해 프랜차이즈 분야에서 전문적인 과정을 밟아, 이를 사업에 적용시켜 나가겠다는 게 그가 밝히는 포부이다.

이젠 학업의 재미까지 느끼게 됐다는 황씨, 그의 얼굴엔 이젠 05학번 새내기로서 앞으로 펼쳐질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