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인생 아닌 혁신의 한해 되시길

여의도에서 띄우는 편지

안녕하세요. 여의도통신 김동현 기자입니다. '기사'의 뒤에 숨어서 독자 여러분을 만나다가 이렇게 직접 뒤늦은 인사를 드립니다.

긴 설 연휴를 마친 국회는 매우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설 연휴 기간 동안 정치부 기자들도 돌아가며 짧게는 3~4일, 길게는 5~6일 정도 쉬었습니다.

설 연휴 기간 우리 지역 국회의원들도 지역구에서 분주한 날들을 보냈더군요. 아마도 연휴 기간 지역에서 의원들을 만나신 분들도 있을 테지요.

쉬지 않고 뉴스를 생산해내야 하는 언론사로서는 이번 연휴 기간 뉴스를 만들어내느라 애를 써야만 했습니다. 특별한 이슈가 없었던 터라(물론 북한의 핵보유 선언이 터지기는 했습니다만) 보통 때 같으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을 법안 발의도 주요 정치 뉴스로 다뤄지기도 했죠.

아마도 설 연휴 직후 발간된 토요일자와 월요일자 신문의 정치면을 유심히 보신 분들이라면 다른 때와는 달리 '말랑말랑'한 정치 기사들이 눈에 많이 띄셨을 겁니다.

대기업 임원이나 변호사 경력을 가진 보좌관들을 소개한 기사들이나 여당의 당권 경쟁 레이스를 전한 기사들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기자들이 머리를 싸매서 '만들어낸' 기사의 전형이죠.

   
▲ 여의도통신 김동현 기자
이런 와중에 우리 지역 의원들 중에서도 이번 연휴 기간 뉴스의 초점으로 떠오른 의원이 있습니다. 바로 심재덕 의원입니다.

현재 도-시-군으로 되어있는 행정구조를 개편하자는 '행정계층구조 개편촉구 결의안'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컸습니다. 신문과 방송을 포함한 대다수 언론들이 12일 일제히 관련 뉴스를 보도하기 시작했는데, 그 과정이 재미 있습니다.

여의도통신은 이미 지난 12월 14일자로 '행정구조개혁 움직임 급부상-심재덕 의원 등 여야 의원 국회결의안 제출 예정'이라는 기사를 내보낸 바 있습니다.

그 기사를 보도했던 당사자인 기자로서는 주요 언론들의 뒤늦은 관심이 의외였습니다. 한달 전 수원일보에서 주요 뉴스로 다뤘던 사실이 한 달 뒤에야 비로소 주요 언론의 관심의 대상이 된 셈이기 때문이죠. 심지어 제주의 인터넷 매체인 '제주의 소리'도 보도했더군요.

알고 보니 토요일 자정 연합뉴스가 '행정구역개편 논의 공론화 되나'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작성했더군요. 연합뉴스가 보도하자 다른 언론들도 따라갔던 것이고요.

사실 '국가 기간 통신사'인 연합뉴스의 보도는 각 출입처 기자들의 주요 체크 대상입니다. 소위 연합에 기사가 '뜨면' 중앙언론사들은 뉴스를 받아쓰거나 추가 취재를 통해 이를 기사화하는 것이 언론사의 관행이라면 관행입니다. 지방언론들은 '연합발'로 기사를 처리하기도 하구요.

오늘 심재덕 의원실에 갔더니 한 보좌관이 그러더군요. "연합에 나오니까 난리가 났더라"고요. 아마 각 언론사 기자들이 앞다퉈 의원실로 전화를 했던 모양입니다. '낙종'을 두려워하는 언론의 속성으로서는 연합의 보도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거겠죠.

하지만 조금 씁쓸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 라고 알려졌다"라는 연합 보도를 좇아 일제히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붕어빵 찍듯이 송고하는 기자들의 모습과 "요즘 신문 기사들은 거기가 거기다"라고 말할 독자들의 투덜거림이 동시에 떠올랐습니다.

솔직히 저 역시 연합뉴스의 보도를 모니터합니다. '통신사'라는 특성을 가진 연합뉴스의 정보력과 속보력에 대해서 이의를 달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정형화된 정치뉴스'의 이면에 '연합'을 좇아가는 언론사의 '속보경쟁'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웬일일까요.

설 연휴를 끝내고 나서 얻은 교훈이라면 '이것이 기사다'라는 고정화된 틀을 깨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도 스트레이트, 박스, 해설이라는 기사의 ABC가 기사의 전부는 아닐 텐데 손쉬운(?) 형식을 고집하느라 기계화된 글쓰기로 독자 여러분들의 눈을 괴롭혀 온 것은 아닐까 하는 반성을 해봤습니다.

여의도통신 독자 여러분들도 '고정화된 일상의 틀'을 깨는 혁신의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