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국주의 시절 이후부터 계속 유지되어온 행정구역 개편 논의가 정치권에서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열린우리당 심재덕 의원은 15일 여야 의원 31명의 서명을 받아 '지방행정체제개편촉구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결의안에서 여야 의원들은 "현행 지방행정체제의 문제점을 인식, 조속히 개편되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한다"며 정부 차원의 특별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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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 오후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의원워크숍이 열렸다. 워크숍에 참석한 심재덕의원. /여의도통신 김진석 | ||
행정구역 개편 논의는 지난 1990년대 초 학계에서 처음 제기됐었다. 이번에 제기된 행정구역 개편론은 광역-기초자치단체(자치계층)와 행정구-읍-면-동(행정계층)으로 이원화된 구조 대신 인구 30~100만명 정도의 광역자치단체로 행정구조의 판을 바꾸자는 것이다.
즉 현행 16개 시도와 253개 시군구를 통폐합, 70개 정도의 자치정부로 나누자는 발상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지방행정체제는 1895년 을미개혁, 1896년 병신개혁, 1914년 일제에 의한 행정체제 강제 개편 등 세 차례의 개편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여야 의원들이 행정체제 개편촉구결의안을 제출한 배경에는 현재 지방행정체제가 21세기 글로벌 경쟁시대와 지식정보화 시대에 부적합하고 교통과 통신의 발달 등 행정환경의 변화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 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이들 의원들은 결의안 제안 이유로 "현재 중복 2계층 행정구조는 △행정계층간 거래 비용의 증가 △절차적 규제의 심화 △행정 자기완결성 부족 △민원 토털 서비스 행정방식 확립에 장애가 되고 있다"며 "광역단체 단위로 형성된 지역감정 문제는 국민의 분열과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현재 자치행정구역은 교통과 통신수단이 정립되지 못했던 100여년 전에 골격이 형성된 것"이라며 "교통 통신의 발달에 따른 생활경제권의 확대로 행정구역 경계의 의미가 퇴색된지 오래인 현재에는 맞지 않고 환경친화적 지역개발 및 효과적 국토이용체제 구축을 곤란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직후 제기됐던 행정구역 개편 논의가 또 다시 정치권의 주목을 받음에 따라 향후 논의과정이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행정구역 개편 논의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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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제에 대한 대정부 질문이 있었다. 열린우리당 심재덕의원과 노현송의원이 본회의장 밖 복도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여의도통신 김진석 | ||
행정구역 개편론은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에도 제기됐던 문제. 당시만 해도 정치적 손익 계산을 고려한 여야간 입장이 엇갈려 논의 자체가 흐지부지됐었다.
이번에 제기된 행정구역 개편론도 여야 의원들간에 일정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지방 선거를 1년 여 앞둔 시점에서 여야간 정치적 입장이 달라 이번 회기 내에 구체적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특히 도-시-군-구로 되어 있는 행정구조에서 도를 폐지하고 일정한 규모에 따른 광역자치단체로 재편할 경우 해당 지자체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행정 효율성과 지방자치제도 정착이라는 장기적 정치 과제에는 여야 의원들간의 의견이 일치해 향후 이 문제가 정치권에서 어떤 식으로든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여야 의원들이 '개헌론'을 주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행정구역 개편 논의도 함께 다뤄질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지방행정체제 개편촉구결의안' 서명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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