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이 마약 투약상태서 시술 `충격'

의사.약사.제약사 대표 등 58명 기소

병원장이 마약을 투약한 상태에서 환자의 수술을 집도하는 등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수원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박충근.주임검사 조수연)는 7일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법 위반)로 수원 C병원 원장 이모(50), 군포 S병원 원장 양모(42)씨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유효기간이 지난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혐의로 안양 S병원 원장 박모(45)씨 등 의사 20명과 마약류 관리대장을 허위 기재하거나 면허를 대여한 약사 16명, 마약류 관리대장을 부실기재한 제약회사 대표 20명 등 5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수원 C병원 원장 정형외과 의사인 이씨는 지난 2002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병원에서 간호사를 시켜 진통제로 쓰이는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다.

검찰은 이씨가 2003년 7월 23일 마약을 3차례 투약한 날 교통사고 대퇴부 골절환자를 수술한 수술대장과 진료차트가 발견되는 등 마약 투약 상태에서 수술한 기록을 1백여차례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씨가 투약한 마약류는 아편, 모르핀과 같은 강력한 진통효과의 중독성 강한 마약으로 상습투약 때 환각 효과가 나타나며 양씨가 투약한 향정신성의약품은 흥분, 착란 등 효과가 나타난다고 검찰은 밝혔다.

군포 S병원 원장 외과의사 양모(42)씨는 흥분과 현기증, 착란 증상을 일으키는 마취유도제 디아제팜 등을 환자에게 투여한 것처럼 장부를 꾸며 26차례에 걸쳐 본인에게 투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씨와 양씨는 자신들의 마약 투약사실을 숨기기 위해 간호사를 시켜 환자들에게 투약한 것처럼 의약품관리대장을 위조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들의 마약류 투약 사실은 투약상태에서 시술과 진료행위를 하는 것을 보다 못한 간호사, 일반 직원 등 병원 내부 직원들의 제보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씨 등 구속된 의사들이 격무와 업무 과중에서 오는 두통 등 스트레스를 견디기 위해 마약을 투약하기 시작한 것으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안양 S병원 등 병원 2곳은 디아제팜 등 유효기간이 지난 향정신성의약품을 치료에 사용했으며 오산의 B약국도 유효기간이 경과한 신경안정제 크로밀 50여정을 판매해 검찰에 적발됐다.

검찰은 이밖에도 잠금장치가 없는 곳에 마약을 방치한 혐의(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약사면허증을 대여해 준 혐의(약사법 위반) 등으로 수원지검 관내 병원, 약국, 제약회사 등 모두 85곳을 적발했다.

검찰은 의약분업이 실시된 뒤 마약류 의약품 보험급여비가 이전보다 4.6배 증가하는 등 사용량이 급증, 오.남용 가능성이 높아 병원, 약국, 제약회사 등 마약류 취급업소 170여곳의 관리실태를 점검,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외래환자가 병원 밖에서 약을 짓게 되면서 병원들이 마약 등 약품을 관리할 약사를 고용하지 않고 면허만 빌리는 경우가 많아 마약 남용의 견제 장치가 약해진 면이 없지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