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서 대통령으로 달라진 민주당 당심 중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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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유튜버까지 두 진영으로 갈라져 ‘사생결단’ 충돌‘친명 vs 친청’ 분화 … ‘명심(明心)’이 핵심 변수로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체화 … 최대 승부처서 대통령 존재감
이재명 대통령과 유투버 김어준 씨  (유투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이재명 대통령과 유투버 김어준 씨 (유투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1년 만에 당원 표심을 이끄는 중심축이 옮겨졌다. ‘친명이 사실상 기본값이었던 지난해에는 정치 유튜버를 중심으로 한 지지층 결집이 후보 간 차이를 만들었다면, ‘친청이 별도의 정치세력으로 분화한 이번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명심(明心)’이 당권 경쟁의 핵심이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민석 신임 대표와 정청래 후보의 이번 당권 경쟁은 후보 간 대결을 넘어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 지지층의 세 대결 양상으로 번졌다.

갈등은 지난 6·3 지방선거를 거치며 본격적으로 떠올랐다.

온라인에서는 상대 진영의 정치인뿐 아니라 유튜버까지 한데 묶은 멸칭이 등장했다. 친명 성향 지지층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유튜버 김어준 씨, 정 후보, 유시민 작가를 묶은 '문조털래유'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반대편에서는 한준호·강득구·이언주 국회의원과 김민석 당시 국무총리, 유튜버 이동형·김용민 씨, 송영길 의원 등을 묶어 '한강새똥돼주길'이라고 맞받았다.

정치인과 유튜버가 하나의 정치세력처럼 함께 호명된 셈이다. 지지층 간 충돌이 격화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다시 등장했고, 일각에서는 양측의 대립을 '사생결단식 집단 패싸움'에 비유하기도 했다.

정치 유튜버의 영향력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도 확인됐다.

당시 정 후보와 박찬대 후보는 주요 정치 유튜브에 잇따라 출연하며 당원 표심을 공략했다. 김어준 씨를 비롯한 친민주당 성향 유튜버들도 후보와 당내 현안에 대한 평가를 지속적으로 내놓으면서 유튜브는 전당대회의 주요 선거운동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정 후보가 당대표가 된 이후에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졌다.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친청계 정치인들이 주요 정치 유튜브를 통해 지지층과 접촉하면서 유튜브는 당내 정치세력과 당원을 연결하는 통로로 기능했다.

그러나 지방선거가 끝나고 당권 경쟁이 시작되자 판을 움직이는 중심은 달라졌다.

친명과 친청으로 갈라진 지지층의 경쟁이 '누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것인가'라는 논의로 수렴하면서 유튜버의 지지보다 대통령과의 정치적 거리가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떠올랐다.

김 대표는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내며 대통령과 국정을 함께 운영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당정 관계의 안정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자신의 당권 도전과 연결하면서 친명 진영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정 후보 역시 친명 정체성을 강조했지만 상황은 달랐다. 정 후보를 중심으로 별도의 '친청'이라는 정치적 명칭과 지지층이 형성되면서 친명과 친청이 서로 구분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정책 행보도 주목받았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대 승부처 가운데 하나로 꼽힌 호남을 향한 정책 메시지가 지방선거 직후 구체화됐다.

이 대통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주재했고,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계획을 밝혔다. 이어 청와대는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에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 정책을 특정후보 지원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호남 당원들에게는 이재명 정부의 지역 발전 구상이 구체적인 정책으로 제시된 것으로, 호남이 당권 경쟁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상황에서 대통령의 정책 행보는 '누가 이재명 정부와 함께 성과를 만들어낼 것인가'라는 당권 경쟁에서 김 대표 쪽으로 힘을 싣는 효과를 냈다.

실제 당권 경쟁 초반은 김 대표와 정 후보가 승패를 주고받는 혼전이었다. 충청권에서는 김 대표가 정 후보를 불과 303표 차이로 이겼고, 이튿날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정 후보가 다시 김 대표를 앞섰다. 당시 두 지역 누적 격차는 0.99%p에 불과해 호남의 선택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호남은 김 대표에게도 중요한 정치적 기반으로 나타났다. 전당대회를 앞둔 6월 말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층뿐 아니라 호남에서 김 대표가 정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결과는 김 대표의 승리였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권 경쟁의 구심점은 유튜버가 아닌 대통령이었던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집권여당의 중심인 것은 당연한 것으로, 당원에 대한 영향력을 놓고 대통령과 유튜버가 비교되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대통령이 유튜버를 이겼다는 것이 이번 전대의 결론이라면, 집권여당으로서는 승부의 결과보다 대통령과 유튜버가 같은 저울에 올라갔다는 점에서 정당 내부의 공론과 조직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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