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360)] '작명(作名)'

정준성 주필

"내 이름 석자를 걸고...."

명예와 책임을 강조하는 '결기'의 표현이다.

사람의 이름은 그만큼 개인을 식별하는 명칭을 넘어 법적 명예적 의미가 함축되어있다

때문에 예부터 이름을 짓는 '작명(作名)'을 중히 여겼다.

특히 어떤 이름을 쓰는냐에 따라 부귀영화(富貴榮華) 입신양명(立身揚名)등 인생이 결정된다고 믿어 더욱 그랬다.

태어난 연월일시, 즉 사주팔자와 관상을 보고 족보에 돌림자를 참고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물론 전통적인 작명관(作名觀)을 전적으로 믿을 수 없다.

그러나 작명이야말로 새로운 한 사람의 탄생을 뜻하기 때문에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름의 중요함은 또 있다. 살아서는 본인을 대변하고 죽어서도 영원히 남기 때문이다.

호사유피 인사유명 (虎死留皮 人死留名)을 굳이 거론치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다.

이를 볼때 인간의 이름에는 '영혼'이 있음을 잘 알수 있다.

하지만 세월은 '작명' 스타일을 바꿔놨다.

유행을 타며 시대마다 일정한 인명용 한자들이 등장해서다.

시대별 선호이름도 출현했다.

예를 들면 40년대 명수와 영자, 50년대 영식과 영숙, 2000년대 민준과 유진등 대표적이다.

그러면서 순한글 이름과 두글자의 벽을 깬 개성있는 특이 이름도 혼재했다.

현행법상 이름 다섯글자 제한이지만 '박차고나온놈' '손고장난벽시' 등도 있으니 다양함이 느끼에 충분하다.

'이름'은 다른 것과 구별하기 위해 붙여지는 만큼 사물 단체 현상의 존재가치에도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존재가 이름을 뜻하는 바와 같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것에 이름이 있어 더욱 그렇다.

이름을 정하는 작명(作名)의 힘은 엄청나다는 이유는 똑같은 사람, 사물, 현상을 놓고도 어떤 이름을 붙이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져서다.

그래서 그런가, 최근 정부를 비롯 자치단체들의 부서 '작명' 작업이 한창이다.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리더'의 의중을 너무 많이 반영 한탓에 '부서 명칭 낮설음'도 크다.

이를 테면 경기도의 '공정부지사’ 대전시의 ‘정무과학부시장', 경기교육청 '벽깨기 협력과'등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열거하기 조차 버거울 정도다.

지방정부가 바뀔 때마다 부서 명칭이 계속 달라져 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작명정치'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행정의 효율성과 도시의 미래 경쟁력은 단순히 부서를 옮기고 이름을 바꾸는 행정 절차에서 나오지 않음을 유념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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