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기도 빚 지도’ 김한슬 “내가 궁금한 건 경기도민께서도 궁금해하실 거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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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공시 있지만 정보 파편화돼 있어 직접 살펴보기 어려워”“정말 심각하면 함께 허리띠 졸라매야…정치적 수사라면 감시와 견제”“직접 확인한 내용을 도민들께서 보다 쉽게 살펴보실 수 있도록 계속 노력"

김한슬 경기도의원(국힘·비례)이 경기도 재정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시언 기자
김한슬 경기도의원(국힘·비례)이 경기도 재정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시언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사실상 부도’ 선언으로 경기도 재정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경기도의 채무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이른바 ‘경기도 빚 지도(debt.ggdata.kr)’가 공개됐다.

김한슬 경기도의원(국민의힘·비례)이 경기도에 직접 자료를 요구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구축한 홈페이지다. 민선 6~8기 채무 변동과 기금 융자사업, 지방채 발행·사용내역 등을 한데 모아 볼 수 있도록 했다.

김 의원이 처음부터 추 지사의 재정 비상 선언에 대응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만든 것은 아니었다. 도의회 회기 중 관련 자료를 요구해 회기 종료 후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있었고, 전문위원과 검수하던 중 추 지사의 긴급 기자회견 소식을 접하면서 공개 시점을 앞당겼다.

김 의원은 “검수하던 날 갑자기 추미애 지사가 긴급 기자회견을 한다고 해서 내용을 보니 제가 분석하던 내용이었다”며 “그래서 바로 공개해야겠다고 판단해 곧바로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이미 재정공시를 통해 채무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별도의 홈페이지를 만든 이유에 대해 김 의원은 기존 자료의 접근성과 가독성을 들었다.

그는 “자료가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어도 관심 있게 찾아보지 않으면 알기 어렵고 내용도 어렵다”며 “도지사가 빚이 7조원이 넘고 거의 부도 상태라고 표현해도 도민들께서 기존 재정공시를 모두 찾아 어느 항목을 말하는지 비교해서 파악하시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료를 한데 모은 또 다른 이유는 재정 악화의 시점과 책임 소재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민선 7기(당시 경기도지사 이재명)와 민선 8기(당시 경기도지사 김동연)에 이어 같은 민주당 소속인 추 지사가 취임 직후 전임 도정의 재정운용을 문제 삼으면서 이를 동일한 자료로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김 의원은 “같은 민주당 소속 추미애 지사가 심각한 재정 상태라고 주장하니 과연 귀책 사유가 누구에게 있는가를 데이터를 근거로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고 싶었다”며 “전임·전전임에서 과도한 빚이나 예산을 집행해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지를 자료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한슬 경기도의원(국힘·비례)이 제작 후 배포한 홈페이지 (https://debt.ggdata.kr/)
 경기도가 김한슬  경기도의원(국힘·비례)에게 제출한 자료 중 '연도별 채무 발생 원인' (이미지=김한슬 경기도의원)
경기도가 김한슬 경기도의원(국힘·비례)에게 제출한 자료 중 '연도별 채무 발생 원인' (이미지=김한슬 경기도의원)

자료를 정리하면서 현재 논란이 된 재정운용 방식이 과거에도 거듭 거론됐다는 점도 확인했다. 기존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새로운 자금을 활용하는 문제나 기금 간 자금 융통으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가용재원이 줄어드는 문제 등이 도의회 회의록에 남아 있었다.

그는 “새로 빌려 기존 빚을 상환하는, 이른바 '돌려막기'에 대한 지적도 이미 있었다”며 “기금에서 여기저기 빌려주고 나니 실제 쓸 수 있는 가용금액이 적어진다는 내용도 지난해 회의록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러한 자료가 여러 연도와 문서에 흩어져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개별 자료는 공개돼 있더라도 장기간의 변화나 연관성을 파악하려면 이용자가 직접 자료를 찾아 모아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보가 파편화되면 정말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그걸 다 묶어서 판단하기 어렵다”며 “관심 있는 부분들을 하나씩 붙여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자료에서 특히 주목한 것은 일반 지방채다. 경기도에서 제출받은 자료상 지역개발채권과 별개의 일반 지방채는 기존에는 나타나지 않다가 지난해 발행됐다.

김 의원은 “지역개발채권이 아닌 지방채는 아예 없었다”며 “사업을 하기 위해 빚을 내는 일반 지방채가 없다가 지난해부터 새로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방채의 사용처도 분석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25년에는 도로·하천 정비 등 비교적 규모가 큰 사업이 많았지만 2026년에는 상대적으로 소규모 사업에도 지방채가 투입됐다.

그는 “정말 필수적인 사업이라면 원래 본예산에서 도 자체 예산으로 감당 가능한 구조가 건전한 것 아니냐”며 “10억원도 안 되는 자잘한 사업까지 지방채를 발행하면서 수행해야 한다는 부분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한슬  경기도의원(국힘·비례)이 경기도 집행부에게 받은 자료와 홈페이지 내용을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 전시언 기자
김한슬 경기도의원(국힘·비례)이 경기도 집행부에게 받은 자료와 홈페이지 내용을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 전시언 기자

다만 채무 증가를 특정 도정의 책임으로 바로 연결하는 데에는 선을 그었다. 홈페이지 역시 제출받은 자료를 중심으로 구성하고 별도의 정치적 평가를 최대한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목적 자체가 단지 ‘민주당이 잘못했다’, ‘다 이재명 탓이다’라는 데 있지 않다”며 “그렇게 비쳐지는 순간 데이터 분석의 객관성을 잃고 정치적 비판으로 읽힐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추 지사가 제시한 ‘7조원대 빚’도 동일한 기준으로 과거와 비교할 계획이다. 현재 빚 지도에 반영된 수치는 경기도가 공식 채무로 제출한 자료지만 추 지사가 제시한 7조원대 금액은 지방채뿐 아니라 지역개발기금과 이자 등을 폭넓게 포함한 것으로 김 의원은 파악하고 있다. 그는 “지사가 표현하는 금액 기준으로 과거를 모두 따져봤을 때도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봐야 한다”며 “지금과 똑같은 기준으로 분석해도 특정 시점부터 늘어난 것이라면 그때는 책임 소재가 분명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에 따라 추 지사가 제시한 방식과 같은 기준으로 과거 12년치 자료를 다시 산출해 달라고 경기도에 요구했다. 기존 공식 채무와 추 지사가 말한 ‘7조원대 빚’ 사이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서다. 그는 “추 지사가 발표한 내용의 기준이 세부내역까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아 현재는 큰 금액만 확인할 수 있다”며 “비교 가능한 데이터가 오면 기존 자료와 통합해 보여주는 것이 사안을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재정악화 원인으로 세입구조를 강조하는 데 대해서는 세출도 함께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수가 줄었다는 사실과 별개로 그에 맞춰 지출 규모를 조정했는지도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경기도 재정 문제가 어느 날 한순간에 생긴 것이 아니라 계속 누적돼 온 것”이라며 “세입 부분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폐가 있고, 세입이 부족하면 거기에 맞춰 세출을 조정하면서 세입 문제도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슬  경기도의원(국힘·비례)이 경기도 집행부에게 받은 자료와 홈페이지 내용을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
김한슬 경기도의원(국힘·비례)이 경기도 집행부에게 받은 자료와 홈페이지 내용을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 빚 지도’는 추가 자료가 들어오는 대로 보완하고 개편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지방채 이자와 발행 시점, 세부 발행내역 등을 경기도에 추가로 요구한 상태다. 그는 “이자 내역은 모두 달라고 요구했고 지방채가 누구에게 발행된 것인지, 특정 시점에 나온 것인지, 특정 목적이 있었는지 등도 확인해야 한다”며 “자료를 제출받으면 홈페이지에도 반영하고 도민분들께서 직접 참여하고 토의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재정자료 공개의 목적을 특정 결론을 유도하는 데 두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짜로 심각한 상태라면 다 같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것”이라며 “그게 아니라 추 지사 본인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정치적 행위였다면 도민의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감시하고 견제할 것”이러고 말했다.

‘경기도 빚 지도’를 만든 출발점도 같은 이유였다. 김 의원은 “제가 궁금한 건 도민들께서도 궁금해하실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직접 확인한 내용을 도민들께서는 보다 쉽게 살펴보실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