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외친 추미애, 법인세(국세) 5% 요구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 직후 경기도 재정난의 해법으로 시·군의 법인지방소득세를 나누는 ‘공동세원화’를 꺼내든 데 이어 이번에는 국세인 법인세 일부를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배분하는 방안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26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추 지사는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10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해 지방정부 차원의 ‘지방주도 성장 성공전략’을 발표하며 지방소비세율 인상과 국세인 법인세 일부의 광역단체 배분 등을 제안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의장으로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국무총리와 관계 부처 장관, 전국 시·도지사 등이 참석해 민선 9기 중앙·지방 협력 방안과 지방주도 성장 추진 과제를 논의했다.
추 지사가 이날 내놓은 세제 개편안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국세인 법인세의 5%를 광역단체에 배분하는 제도를 신설하자는 제안이다.
추 지사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호황에 따른 세수 증대 효과가 국가와 기초단체에 귀속되는 반면 산업단지 조성과 인프라 확충 등에 필요한 재정 부담은 광역단체가 떠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국가가 걷는 법인세 가운데 일정 부분을 광역단체에 직접 배분하는 새로운 세입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도 재정 논의에 참여한 인사들은 “기업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도로와 용수, 전력 등 인프라 구축에 광역단체의 재정이 들어가지만, 이를 통해 산업과 기업이 성장해도 늘어난 세수가 광역단체로 돌아오는 경로는 없다”고 지적해왔다.
이번 건의는 추 지사가 취임 직후 꺼내든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와 세원부터 다르다.
추 지사는 지난 7월 취임 직후 기업의 소득을 기준으로 시·군에 귀속되는 법인지방소득세 일부를 공동세원으로 조성해 도와 시·군이 나누는 방안을 주요 재정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특정 지역에 집중된 기업 세수를 재배분해 시·군 간 재정 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법인지방소득세가 많이 걷히는 시·군을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졌다. 대규모 산업단지를 유치하면서 교통·환경 문제와 기반시설 확충에 따른 부담은 해당 지역이 떠안는데 세수만 다른 지역과 나누는 것은 자치재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기도 재정혁신TF에서도 공동세원화에 대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TF는 이달 중순 활동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기도의 세입 구조와 재정 문제를 진단했지만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는 최종 제안에 포함하지 않았다. 공동세원화를 둘러싼 의견이 모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추 지사가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새롭게 꺼내든 카드는 시·군이 걷는 법인지방소득세가 아닌 중앙정부가 걷는 국세인 법인세였다.
기존 공동세원화가 도내 시·군 세입을 경기도와 다시 나누는 방안이라면 이번에는 중앙정부의 세입 일부를 광역단체로 넘겨달라는 것이다. 경기도 재정 확충을 위한 세원 확보의 대상이 시·군에서 중앙정부까지 확대된 셈이다.
추 지사는 지방소비세율도 현행 25.3%에서 40%로 올려달라고 건의했다. 국정과제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 7대3을 실현하는 동시에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취득세 중심의 세입 구조를 소비 기반의 지방소비세 중심으로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또 일몰 예정인 담배 부과 지방교육세를 ‘소방분 지역자원시설세’로 전환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2020년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소방인건비에 대한 국가지원이 6~9% 수준에 그치면서 대부분을 도 일반회계로 충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추 지사는 “도정을 맡은 이후 마주한 경기도의 재정 현실은 매우 엄중했다”며 “겉으로는 예산 규모가 40조원을 넘어 넉넉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년째 1조~2조원 규모의 재정 적자가 누적돼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세 법인세 배분을 요구했다고 해서 기존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 방침을 접은 것은 아니다. 공동세원화는 별도의 사안으로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 부분은 따로 판단하지 않은 상태로 아직 검토 중”이라며 “이번에는 중앙정부에 국세분(법인세)을 언급하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