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권(안양, 군포, 의왕) 통합, 이번엔 성사되나.
안양, 군포, 의왕 등 3개시 통합추진위원회가 30일 현재 통합건의서 제출에 필요한 주민서명을 거의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09년 통합성사단계까지 갔다 무산된 안양권 통합이 이번엔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통합을 추진 중인 측에선 홍보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주민투표로 3개시 통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통합에 반대하는 측에선 통합 창원시(마산, 창원, 진해) 갈등사례를 들어 통합이 득보다 실이 많아 통합추진이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안양시를 제외한 군포시와 의왕시가 통합에 미온적이거나 반대하는 입장인 것을 감안하면 3개시 통합은 주민투표에 의해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투표는 행정안전부가 직권으로 실시할 수 있다.
따라서 개봉요건인 투표율 33.3%가 통합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 추진 잰걸음
군포, 의왕, 안양 등 3개시의 통합추진위원회는 지난 9일, 15일, 21일 각각 발족, 현재 통합건의서 제출을 위한 주민서명운동에 들어간 상태다.
유권자수의 50분의 1의 서명을 받아 해당 지자체에 제출해 기준을 넘기게 되면 건의요건은 성립하게 된다. 통합건의 가능 주민수는 안양 9635명, 군포 4396명, 의왕 2280명이다.
안양시 통합추진위원회는 현재 서명자수가 목표로 한 2만5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의왕시와 군포시 통합추진위원회도 30일과 다음달 2일까지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 양지역 통합추진위원회는 서명자수가 목표로 한 3000명(의왕)과 6000명(군포)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의왕시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양 편입을 원하는 내손, 포일지구 아파트 지역 주민 서명자수가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은호 군포시 통합추진위원장은 "2일까지 서명을 받으면 목표로 한 6000명은 달성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토·일요일 취합정리작업을 거쳐 5~6일 중 군포시에 통합건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개시 통합추진위원회는 다음달 초 서명부가 포함된 통합건의서를 해당 지자체에 제출할 계획이다.
통합건의서는 해당 지자체와 경기도를 거쳐 올 연말까지 통합개편추진위원회에 전달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장관은 내년 6월부터 통합건의서가 제출된 지자체에 통합을 권고하고, 2013년 6월까지 지방의회 의견 청취와 주민투표를 실시한 뒤 통합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통합, 산 넘어 산
그러나 통합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안양시가 통합에 적극적인 입장인 반면 군포시와 의왕시가 상대적으로 미온적이거나 반대입장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의왕시의 경우, 3개시 통합이 이뤄지면 님비시설 등이 군포, 의왕시에 입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또 정부재정지원도 생각만큼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성제 의왕시장은 "안양권 통합논의는 현 시점에서 적절치 않다. 3개시가 통합된다면 의왕시는 안양의 변방으로 밀려나게 될 것이다. 지난해 7월 통합된 마산, 창원, 진해도 지역간 갈등이 첨예화되는 등 각종 부작용이 불거져 옛날로 돌아가자는 입장"이라며 통합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의왕시민의 여론도 통합에 부정적인 만큼 3개시 통합은 성사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하고 있다.
3개시 통합에 반대하는 의왕지역 주민들도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의왕시 청계동, 내손2동 주민자치위, 통장협의회, 체육회 등 8개 사회단체는 지난 25일 간담회를 갖고 3개시 통합 반대운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3개시 통합이 현실화되면 의왕시가 안양시의 변방으로 전락해 안양교도소 이전 등 각종 주민기피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통합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는 점도 통합에 불리한 요소다. 선거일 60일전부터 공직선거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홍보 등 통합관련 모든 행위가 중지된다. 그만큼 통합추진 활동의 맥이 끊어질 수도 있어 주민투표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분위기 무르익어 가능
통합에 찬성하는 측은 이런 부정적 요인에도 불구, 분위기가 무르익어 이번엔 3개시 통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72년 시흥군에서 분리된 안양, 군포, 의왕 등 3개시가 지리, 역사적으로 동질성을 갖고 있는데다 생활경제권이 같아 통합을 원하는 여론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3개시는 현재 통합정수장, 하수처리장을 공동으로 건설운영하고 있고, 법원, 검찰청, 세무서, 세관, 노동청 등 주요 관공서가 3개시를 관할하고 있다. 택시 공동사업권과 버스노선도 통합운영돼 다른 어떤 지역보다 통합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3개시 인구도 9월말 현재 105만3979명(안양 61만7365명, 군포 28만8028명, 의왕 14만8586명)으로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적당한 규모다.
따라서 행정구역이 통합되면 생활권과 행정구역이 일치돼 주민불편이 해소되고, 교통망, 도시계획, 자연, 환경보전계획 등의 광역화로 도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이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현재 통합 시청사를 놓고 분리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창원시(마산, 창원, 진해)와 달리 안양권은 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같이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통합의 향배가 주민투표에 의해 판가름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민투표율 33.3%가 관건
현재 진행 중인 주민서명 상황을 감안할 때 3개시 모두 통합건의 가능 주민서명자수 기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종만 3개시 통합추진 안양시위원회 상임대표는 "의왕시에서도 안양권 통합을 원하는 주민들이 많아 3개시 모두 주민서명 요건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3개시 통합추진위원회가 통합건의서를 지자체와 경기도를 거쳐 행정체제개편위원회로 제출하게 되면 늦어도 2013년 6월까지 지방의회 의견청취나 통합추진을 위한 주민투표가 실시된다.
통합찬성측은 주민투표시 3개시 모두 통합찬성이 과반수를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행정안전부가 안양권 통합추진을 위한 여론조사(한국갤럽)를 실시한 결과, 안양 75.1%, 군포 63.6%, 의왕 55.8%로 3개시 모두 통합찬성이 과반을 넘었다.
당시 행안부는 이런 여론조사결과에도 불구, 정치적인 이유로 안양권을 통합대상지역에서 제외했다.
따라서 통합의 최대 관건은 투표율에 달려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양시 관계자는 "3개시 모두 안양권 통합을 원하는 주민의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개표에 필요한 투표율 33.3%를 어떻게 확보할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서울 무상급식 투표, 하남, 제주, 과천 단체장 주민소환투표 모두 개봉요건인 33.3%를 넘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국회의원, 대통령선거, 지자체장선거에 비해 주민관심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정구역 통합이 주민생활에 직결된 만큼 투표율 달성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결국 투표율이 통합의 가장 큰 변수가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