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다 쿠팡?] ② 계좌 등 개인정보, 다른 업체에 제공해야 환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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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 통지는 쿠팡이, 회수·환불은 판매업체로기존 결제 취소 아닌 외부에 주문·계좌정보 제공해야전자상거래법은 ‘대금 받은 자’에도 환급 의무 규정
리콜 제품 환불할 땐 구매자를 밖으로 보내는 쿠팡 (AI 활용 제작 이미지)
리콜 제품 환불할 땐 구매자를 밖으로 보내는 쿠팡 (AI 활용 제작 이미지)

쿠팡에서 주문하고 결제한 상품에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는 어디까지 쿠팡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까. 국가가 유해하다고 판단해 리콜을 명령한 어린이제품을 추적해보니 구매자를 찾아 리콜을 알리는 것까지는 쿠팡 안에서 이뤄졌지만, 그 이후부터는 “소비자가 알아서” 였다. 법이 정한 청약철회 기간과 쿠팡의 자체 반품기준은 달랐고, 기존 결제 대신 판매업체에 계좌번호를 제공해 환불받아야 했다. 수원일보는 한 건의 리콜 사례를 통해 전자상거래법이 보장한 소비자의 권리가 대형 플랫폼의 시스템에서 실제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후 처리 과정에서 돈과 개인정보가 왜 플랫폼 밖으로 이동하는지, 현행법은 플랫폼의 책임을 어디까지 규정하고 있는지 총 3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쿠팡에서 결제한 리콜 제품을 환불받으려면 소비자가 판매업체에 주문내역과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쿠팡 외의 업체에 별도로 제공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쿠팡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쿠팡은 국가기술표준원의 리콜 대상이 된 아동용 제품 구매자에게 리콜 사실을 통지하면서 제품 회수와 환불은 판매업체에 직접 문의하도록 안내했다.

구매자가 판매업체에 연락하자 업체는 제품을 회수하고 직접 돈을 보내겠다며 쿠팡 주문내역을 비롯해 주소와 연락처, 계좌정보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구매자는 판매업체로부터 개인정보의 수집·이용 목적이나 보유기간 등에 대한 별도의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구매자는 “정부가 유해하다고 판단한 제품을 환불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쿠팡에서 결제한 제품을 환불받으려는데 쿠팡은 빠지고, 소비자가 주문정보와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밖으로 들고 나가야만 환불받을 수 있는 구조를 쿠팡이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앞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으면서 개인정보 관리 문제가 도마에 오른 상태다.

쿠팡이 해당 구매자의 개인정보를 모르는 상황도 아니었다. 쿠팡은 실제 상품명과 판매업체뿐 아니라 주문번호와 주문일자까지 특정해 구매자에게 리콜 사실을 직접 통지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아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하는 경우 수집 목적과 항목, 보유·이용 기간 등을 알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법에는 청약철회에 따른 환급 절차가 별도로 규정돼 있다.

전자상거래법 제18조는 청약철회에 따른 환급 의무를 ‘소비자로부터 대금을 받은 자’에게도 부과하고 있다.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한 경우에는 결제업자에게 대금 청구의 정지·취소를 요청하거나 이미 받은 대금을 환급하도록 규정한다.

법은 청약철회가 이뤄졌을 때 기존 결제수단을 통해 대금을 되돌려주는 절차를 두고 있지만, 이번 경우에는 쿠팡에서 이뤄진 기존 결제를 취소하는 것이 아닌, 판매업체가 구매자의 계좌번호를 새로 받아 직접 송금하는 방식으로 처리된 것이다.

쿠팡은 리콜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와 해당 주문을 특정할 수 있을 정도의 거래정보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쿠팡이 회수·환불 절차를 판매업체로 돌리면서, 구매자는 쿠팡 밖에서 수집 목적과 보유·이용 기간 등에 대한 안내도 없이 개인정보 제공을 요구받는 상황에 놓였다.

쿠팡 측은 리콜에 따른 제품 수거와 환불은 판매업체가 진행한다는 설명 외에 기존 결제를 취소하지 않는 이유와 추가적인 개인정보 제공이 발생하는 구조, 관련 법령에 따른 쿠팡의 책임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공식 답변은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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