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자치회로 전면 전환된 지 2년 차를 맞는 해다. 주민자치회는 읍·면·동 단위에 설치된 주민 자치기구다. 행복하고 살기 좋은 마을 또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 주민 스스로가 참여해 마을 일을 꾸려가는 한편 지역의 현안 문제를 주민 스스로가 논의·해결하는 풀뿌리 민주주의 도구이다. 주민의 욕구가 다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 집권식 일률적 행정으로는 시민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으므로 주민자치회의 역할은 중요하다.

주민자치회가 예전 주민자치위원회와 다른 점이 있다. 주민자치 기능에 실질적인 주민협의체 역할을 할 수 있는 권한이 더해졌다. 주민의 자치활동이 강화됐다는 뜻이다. 주민자치회는 주민 의견 수렴의 장인 주민총회를 개최할 수 있다. 주민총회는 자치활동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주민 공론장으로서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주민자치회는 마을자치 계획도 스스로 수립한다. 이를테면 주민자치 역량 강화사업, 마을환경 개선사업, 주민 화합·홍보사업, 지역복지 증진사업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발굴해 추진할 수 있는 것이다.

수원특례시는 지난 2022년 모든 동의 주민자치회 전환을 완료했다. 지난해에는 ‘마을리빙랩’ 등 다양한 주민자치 활성화 사업을 추진했다. 마을리빙랩을 통해 주민 주도로 마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총 268개 주민자치회 활성화 사업이 추진됐다. 또 각종 공모사업과 연계해 마을축제·주민자치 역량강화 사업을 펼쳤는데 권선1동 푸드업싸이클링, 지동 에코스테이션 설치, 파장동 미니소방서 등이 눈에 띄는 사업이다.

지난해 수원시 주민자치 활동 평가에서 대상을 받은 평동주민자치회의 경우 위원들과 주민들이 수원시 탄소중립 그린도시 주민기획단에 참여, 고색동 일원에서 추진되는 수원시 탄소중립 그린도시 사업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으며 2024 주민자치 활성화 사업으로 황구지천 생태 정화 및 산책길 보전, 탄소중립 실천 사업 등을 설정했다.

수원시는 올해부터 주민참여예산제까지도 주민자치회 중심으로 운영키로 했다. 주민 참여를 더욱 강화하고 실질적 주민자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주민자치회가 역할은 더 커질 것이다.

그러나 점진적으로 제도개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수원시의회 의원연구단체인 주민자치회 제도 합리화 방안 연구회는 지난해 6개월 간 이어온 연구 활동 결과 보고회에서 주민자치회와 중복 성격을 가진 협의체와 재편 등의 전향적 방안을 마련하고,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 시 관리, 감독을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민자치회의 행정조직 의존도가 아직 크다는 지적도 있지만, 마을 의제를 발굴하고, 주민총회를 개최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중심체가 됐다는 것은 분명한 성과다. 앞으로 명실상부한 자치기구가 되도록 정부는 물론 주민들도 각별한 관심을 가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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