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전자, 사상 첫 '분기 영업익 100조' 돌파…세계 기업사 다시 썼다

수원에 본사를 둔 삼성전자가 전 세계 상장기업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8일 3분기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 4,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89조 5,000억 원)보다 20.0% 늘어난 것으로, 증권가 컨센서스(104조 9,000억 원)도 2조 5,000억 원 웃돌았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 146조 7,000억 원에 이번 분기를 더하면 연간 영업이익 350조원 돌파는 사실상 확정적이고, 400조원도 가시권이다.
이 숫자의 무게는 세계 기업사 전체를 놓고 봐야 드러난다.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넘어본 상장사는 유가 폭등기였던 2022년 2분기의 사우디 아람코가 유일했다. 석유를 퍼 올리는 국영기업이 아니라 제품을 만들어 파는 제조·기술 기업이 이 선을 넘은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인공지능(AI) 시대의 대표 기업 엔비디아의 최근 분기 영업이익(85조 3,000억 원 환산)보다도 22조원가량 많아, 분기 이익 기준 세계 1위에 해당한다.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반도체(DS) 부문이다. PC용 D램 평균 가격은 지난달 26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고 낸드 가격은 21개월 연속 올랐다. 올해 초 업계 최초로 출시한 고대역폭메모리 HBM4는 매출 비중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에도 D램 가격이 10~15%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봐 상승 사이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늘도 있다. 파운드리·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부문은 미국 테일러 공장 가동 비용으로 적자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스마트폰 등 세트(DX) 부문은 칩 가격 인상 여파를 소화하는 중이다. 3분기 들어 원·달러 환율이 11.9% 급락(9월 말 1,358원)한 것도 수출 기업의 수익성에는 부담이었다.
이번 기록은 수원의 기록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본사와 연구 단지가 자리한 수원은 법인지방소득세 등 지방 세수와 고용, 배후 상권까지 삼성 실적과 직결되는 도시다. 사상 최대 이익은 내년 수원시 곳간과 지역 경제에도 온기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