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때'와 '내려올 때'…이재명표 코스피 5000의 달라진 의미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코스피 5000 시대' 팻말을 들고 경제회복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5.05.29. xconfind@newsis.com](https://www.suwonilbo.kr/img/write/p26751058c137999a2d8243c4eb01149ebbf91d6b.jpg)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코스피 5000선이 미국발 인공지능(AI) 충격 속에 가까스로 유지됐지만, 연초 상승장에서 돌파했던 5000선과 고점에서 급락해 다시 도달한 5000선은 시장에서 갖는 의미가 크게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인 6일 전 거래일보다 324.11포인트(6.02%) 하락한 5059.69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4911.28까지 떨어지며 5000선이 무너졌고, 급격한 하락으로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이후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일부 만회해 종가 기준 5000선은 지켜냈다.
문제는 같은 5000선이라도 시장의 방향이 정반대라는 점이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500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1월 22일이다. 당시 코스피는 연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장중 5000선을 넘어섰고, 27일에는 5084.85로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도 5000선에 안착했다.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4000선에 머물던 지수가 새로운 고지에 올라서면서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 달성이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물론 상승 과정에서도 위기는 있었다. 지난 2월 2일 코스피는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의 영향으로 4949.67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다음 날 곧바로 6.84% 반등해 5288.08로 올라섰고,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6000선까지 돌파했다. 당시 5000선 이탈은 결과적으로 상승 추세 속 일시적인 조정에 가까웠다.
반면 이번에 다시 마주한 5000선은 성격이 다르다.
코스피는 지난 6월 19일 장중 9385.59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같은 달 22일에는 9114.55로 마감해 종가 기준 최고점도 경신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정청래(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서울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5.29. ks@newsis.com](https://www.suwonilbo.kr/img/write/p0f0187adaaaf14fb9727f2d4c9036ff0bf2268bb.jpg)
이는 단순한 경제지표를 넘어 정치적 평가와도 연결됐다.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월 29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코스피가 상승해서 주식 계좌에서 이익을 보시거나 주식계좌를 보면서 마음이 흐뭇하신 분들이 계신다면 민주당 기호 1번에게 투표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며 상승분을 반납하기 시작했다. 9월과 10월 7000선을 회복하는 반등도 나타났지만, 지난 10월 2일 7003.74로 마감한 이후 다시 급락하면서 불과 한 달여 만에 2000포인트 가까이 내려앉았다.
지난 6일 종가인 5059.69는 6월 종가 기준 최고점에서 4054.86포인트(44.5%) 하락한 수준이다. 10월 2일과 비교해도 1944.05포인트(27.8%)가 빠졌다.
한때 90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가 불과 4개월여 만에 5000선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수급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연초 코스피 5000선 돌파 당시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반면 지난 6일에는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 7692억 원을 순매도했고, 기관과 개인이 각각 1조 7042억 원과 6010억 원을 순매수하며 하락을 방어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했던 연초와 달리, 이제는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국내 투자자들이 받아내며 지수를 지탱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번 하락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미국 기술주 급락이 거론된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의 의회 장악에 따른 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현지시간 5일 나스닥지수는 5.52%,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25% 급락했다.
그 여파로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가 6.35%, SK하이닉스가 10.44% 하락하는 등 그동안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 대형주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그럼에도 코스피 5000선을 둘러싼 시장의 시선이 달라졌다.
연초의 5000선이 어디까지 오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정표였다면, 연말의 5000선은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방어선이 됐다.
특히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여당이 주가 상승을 이재명 정부의 경제 성과로 내세우며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했던 만큼, 최근의 급격한 주가 하락 역시 정부의 경제정책을 평가하는 정치적 쟁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통령의 성과를 상징했던 코스피 5000이 향후 다른 의미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주식시장 하락세가 장기화할 경우 투자자들의 자산 가치 하락과투자심리 위축이 정부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국 안정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기업과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시장경제 친화적인 정책 접근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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