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왼쪽부터 김미솔, 송민한, 장희연씨. 지난 1일 만석공원에서 열리는 개천절 행사에서 선보인 단무도 동작을 취해 보이고 있다. ⓒ김용진 기자 yjkim@suwonilbo.kr

초롱초롱 맑은 눈망울에 예사롭지 않은 눈빛을 띠며, 호흡과 함께 절제된 동작을 취하는 세 명의 학생들.

까만 도복을 정갈하게 차려입고 강한 듯 부드러운 힘이 느껴지는 다양한 동작을 연이어 선보인다. 어디선가 낯이 익다 했더니 요즘 인기리에 반영되는 연개소문의 조의선인이 하는 무예가 바로 이 ‘단무도’라며 힘차게 말을 잇는다.

아주대 동아리 B&B(Body & Brain)클럽 회원인 김미솔(22ㆍ여), 장희연(22ㆍ여), 송민한(27)씨는 지난 1일 추석연휴로 앞당겨 가진 만석공원 개천절 행사에서 우리의 전통 호국무예인 ‘단무도’를 선보였다.

몸과 정신을 건강하고 바르게 정립해 이 시대 진정한 리더를 꿈꾼다는 이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이미 개천절의 의미를 상실한지 오래건만 역사연구 스터디를 통해 새삼 개천절의 의미를 연구하고 나섰다.

“우리나라의 생일인 개천절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가장 큰 명절”이라고 강조하는 그들의 주장 속에 강한 믿음과 긍지의 신념이 엿보인다.

단무도를 통해 몸(Body)을 단련하는 이들은 단무도의 역사를 찾다가 ‘한단고기’라는 역사서를 접하게 됐다. 이 책으로 스터디를 결성해 공부를 하다 보니 특이하게도 학교에서는 짧게 배우고 지나간 고조선의 생생하고 장대한 역사를 접하면서 가슴이 뛰었다.

김씨는 “단무도는 고구려의 조의선인, 신라의 화랑들이 했던 심신수련”인데 “한단고기에 따르면 이것은 고조선 단군시대 젊은 인재인 국자랑(國子郞)때부터 시작된 우리의 호국무예로 고려 초기까지 이어져 왔다”고 설명한다.

그 후 정치적 이유로 불교를 활성화하고, 사대주의와 유교,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우리 고유의 역사와 문화유산이 왜곡된 채 이어져 지금은 아예 잊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B&B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우리역사에 대한 별다른 자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는 장씨. 단무도를 익히고 우리의 역사를 공부해 가면서 그녀는 “건국이념에 뿌리 깊은 평화사상을 담고 있는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정신을 통해 우리 역사의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됐다”며 눈빛을 밝힌다.

“한단고기를 학계에선 아직도 위서로 몰고 있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송씨는 “중국은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한국의 고조선 역사를 비롯해 티베트 등 주변국들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며 “지금은 잊히고 왜곡된 우리 고조선의 역사와 개천절의 의미를 살릴 중요한 때”임을 강조한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두 주먹에 힘이 들어가는 세 사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들 역시 ‘단군은 신화 속 인물’로만 알았었다고 실토한다. 그것은 일본이 그토록 집요하게 철저하게 정신과 역사를 왜곡해온 결과물이며, 오늘날 중국 동북공정의 씨앗임을 알게 됐기에 이들 B&B 동아리의 젊은 가슴이 끓어오르고 있다.

세계지구인청년단(Young Earth Human Alliance) 산하 대학 동아리인 B&B클럽의 모토는 ‘지구를 중심으로 전 세계의 청년들이 틀 없이 자유롭게 어울리며, 평화로운 지구를 만드는 이 시대 진정한 리더가 되자’는 것. 실제로 하버드, MIT 등 미주 지역 B&B클럽에서도 ‘단무도’ 연습은 큰 인기다.

‘지구인 정신’만이 평화를 담을 그릇이며, 우리의 홍익사상이 지구 평화를 실현할 최고의 정신이기에 ‘나와 민족에’ 자긍심이 느낀다는 그들. 역사교육을 철저히 하는 유대민족과 없는 것도 있는 것으로 왜곡하는 중국을 예로 들며 ‘있었던 역사만큼은 제대로 살려내야 하지 않느냐’며 불씨 하나를 건넨다.

문득 어릴 적 불렀던 노래가 생각난다. ‘아랫집 윗집 사이에 울타리는 있지만, 기쁜 일 슬픈 일 모두 내일처럼 여기고, 서로서로 돌아가며 한 집처럼 지내자. 우리는 한겨레다, 단군의 자손이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