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论 추미애의 'SOS 친전', 응답 없는 조난신호가 되지 않으려면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 100일을 맞아 경기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51명에게 친전을 보냈다. 지방소비세율을 25.3%에서 40.3%로 올리고, 국세인 법인세의 5%를 광역지방세로 이양하며, 담배소비분 지방교육세를 소방재원으로 전환하는 '지방세제 3대 과제'의 입법 협조 요청이다. 사실상 1,400만 광역정부가 국회에 띄운 구조신호, SOS다.
그런데 이 구조신호의 전후가 공교롭다. 불과 이틀 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도정의 '재정 비상상황' 선언을 정면으로 따진 것은 야당이 아니라 같은 당 의원이었다. 행정안전부 장관은 "행안부 기준으로는 재정위기나 주의 상황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실제 경기도의 채무비율은 13.71%로 '주의' 기준인 25%에도 미치지 못한다. 당내에서는 이른바 '레드팀'을 자처하는 친명계 의원의 직격까지 이어졌다. 어제는 같은 당 안에서 날 선 공방이 오갔고, 오늘은 바로 그 당의 의원들에게 구조신호가 날아간 셈이다. 조난을 알리는 쪽과 구조할 쪽이 서로를 향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조난 현장은 흔치 않다.
이 어긋남이 해소되지 않으면 SOS는 응답받기 어렵다. 주무 부처가 "위기가 아니다"라고 공식 확인한 마당에 "구조 자체를 바꿔달라"는 요청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둘 중 하나는 증명돼야 한다. 공식 재정지표가 현장의 위기를 담아내지 못한다면 그것을 숫자로 보여줘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비상 선언이 과장이었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민생 필수사업이 9개월 치만 편성돼 3,132억 원이 비어 있었다는 도의 설명은 분명 가볍지 않다. 그러나 그 숫자가 행안부의 지표와 왜 어긋나는지, 세수 전망과 가용재원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국감장에서 검증받는 일이 친전보다 먼저다. 숫자의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친전은 호소가 아니라 정치로 읽힌다.
짚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추미애는 여당 도지사다. 대통령과 같은 당이고, 그 당이 국회 다수를 쥐고 있다. 역대 경기도지사들에게는 '중앙이 협조하지 않는다'는 변명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의 추 지사에게는 그 변명이 성립하지 않는다. 세제 개편의 열쇠를 쥔 기획재정부를 설득하는 일도, 세수가 줄어들 비수도권의 반발을 조정하는 일도, 당정의 테이블에서 풀어야 할 숙제다. 그 테이블에 앉기 전에 당내의 의구심부터 거둬내지 못한다면, 편지 쉰한 통은 수신인 없는 조난신호로 끝난다. 검사와 법무부 장관 시절의 투사 이미지로 각을 세우는 길이 아니라, 여당 도지사라는 조건을 온전히 활용해 협력을 끌어내는 조정의 정치가 필요한 이유다.
도 스스로의 숙제도 분명하다. 3대 과제가 제도화되면 4년간 14조 1,000억 원의 재원 기반이 생긴다는 추계는 경기도 자체 계산이다. 국세 이양은 지방교부세와 국가재정에 연쇄 효과를 일으키고, 수도권 세원 쏠림이라는 비수도권의 우려도 근거 없는 것이 아니다. 숫자를 검증받고 상생의 설계를 내놓는 것까지가 경기도의 몫이다.
추 지사는 "실력도 경기도"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SOS는 보내는 쪽이 아니라 응답을 끌어내는 쪽이 완성한다. 같은 당 의원의 의심에 숫자로 답하고, 정부의 기준과 현장의 위기 사이의 간극을 증명하고, 그래서 입법이라는 응답을 실제로 받아내는 것. 그것이 구호를 실력으로 바꾸는 유일한 길이다. 응답 없는 조난신호는 결국 보낸 사람의 책임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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