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70년대 이후 대학의 경영학과가 한때 인기가 높았던 이유는 대학 졸업 후 취업이 잘 되어, 혹은 기업인이 되어 돈을 많이 벌기 위한 마음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기업의 목표가 ‘이윤의 극대화’, 최근에는 ‘일자리 창출’ 또는 ‘기업의 사회적 환원’이라 에둘러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치인들이 정당을 만들어 정권을 차지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하지만 모두 권력에 취하고 싶은 마음이며 이는 기업의 이윤 창출이 같은 맥락이 아닐까 필자는 생각한다. 

동료 교수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짜장면’ ‘베트남 국수’ ‘스파게티’의 사진을 보여 주면서 값이 제일 비쌀 것 같은 음식부터 순서를 정해보라고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짜장면이 제일 싸고 그 다음이 베트남 국수, 그리고 스파게티가 가장 비싸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왜 짜장면이 가장 저렴하다고 생각하는가?” “ 세 가지 음식 모두 같은 재료인 밀가루로 만들어져서 원재료의 가격은 같을 텐데 왜 가격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을 하였더니 학생들은 좀 당황한 표정이었다고 한다. 

이유를 생각해 보면 가장 편하게 시켜 먹는 음식이 짜장면이라서 그렇게 생각한 것인지, 혹은 시켜 먹으면서 원재료인 밀가루에 대한 가격은 생각하지 않으면서 음식의 종류에 대해서만 생각해서인지, 스파게티라고 하면 왠지 서양 음식이라 비쌀 것이라는 선입견을 품어서 그런 것인지? 명확한 답변을 하지는 못하였다. 

이러한 가격 인식은 사실 자신이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라 누군가 심어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상표가치를 높이기 위한 각 진영(회사, 정당)의 처절한 싸움은 고도의 마케팅 기법을 통해 소비자의 인식을 지배할 수 있다는 설명을 위해 던진 질문이었다고 한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한 불경기 속에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 진영은 자신들의 영역 극대화를 위해 구매포지션이 애매한 ‘베트남 국수’ 선호 소비자에게 마케팅을 극대화하여 서로 자기 것을 먹으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물론 소비자인 국민이 잘 판단하여 선택하겠지만 짜장파와 스파게티파의 과열로 소비자를 양분하게 하는 선택 강요에 소비자들은 매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사실 우리가(소비자가) 짜장면을 먹든, 스파게티를 먹든, 혹은 베트남 국수를 먹든지 우리(소비자)가 알아서 선택할 수 있는데, 너희들은 정직하게 잘 만들기만 하라는 것인데 이들의 욕심은 도가 지나쳐 상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불신하고 있다. 

결국 성남 대장동에 있는 짜장면집에서 대형 사고가 터진 듯하다. 재료를 싸게 독점 받아 엄청난 폭리를 취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에 꺾인 3분기 경제성장률은 0.3%에 그쳤다. 올해 4% 달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으로 내수가 가라앉고 글로벌 공급망까지 겹치고 다음 달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한국은행의 셈법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소비위축과 투자감소 등으로 내수가 성장률을 갉아먹은 것이다. 움츠러든 소비에 전 세계적인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줄어들 투자도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다. 

기업, 정당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런 와중에 그렇게 폭리를 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국민(소비자)은 어떤 마음으로 기업이나 정당을 바라볼 것인가? 

그렇다고 현명한 소비자와 우리 국민은 외식에 짜장면, 베트남 국수, 스파게티 어느 하나를 편식할 일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대장동 짜장면집은 잊고 상황에 따라 잘 판단하여 가족과 행복하게 입맛에 맞는 음식으로 외식을 즐기면서 즐겁게 지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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