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골프장에서 재력가들을 상대로 환각제를 먹인 후 거액의 내기 골프를 한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재력가 15명으로부터 사기 골프로 가로챈 돈은 현재까지 드러난 액수만 140억원에 이른다.

수원지검 강력부(김영문 부장검사)는 국내외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면서 마약인 아티반을 사용해 사기골프를 해 140억원을 가로챈 사기골프 조직을 적발, 이 가운데 총책 김모(48)씨 등 11명을 구속 기소하고 이모(37)씨 등 1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검찰은 달아난 이모(48·여)씨 등 21명을 지명수배했다.

김씨 등은 지난 2006년 5월 재력가 K씨를 대상으로 중국 골프여행을 빙자한 바카라 도박 채무금 변제 명목으로 15억 원을 가로채고 국내에서 골프 라운딩을 하면서 K씨에게 아티반을 먹여 사기골프를 하는 등 15명을 상대로 140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각자의 핸디를 정해 타수 안에 들어오지 못하면 벌금을 내는 방식의 '핸디치기'를 하면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로라제팜이 함유된 아티반을 사용하거나 팀별 성적을 비교해 금액을 주고받는 방식의 '편먹기 게임'을 하면서 타수를 속이거나 일부러 실수를 하는 방법을 사용해 거액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등은 수백억 원을 소유한 재력가들을 골라 국내 골프장에서 수차례 골프를 치면서 안면을 익힌 후 처음에는 단순 경비내기로 친선게임을 하다 차츰 거액의 내기골프로 유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들은 수십억원의 거액을 가로챌 경우 해외 원정공프를 하면서 사설 카지노 사기 방법도 함께 활용했으며 일부 재력가는 중국에서 골프와 바카라 도박 등으로 한꺼번에 20억원을 잃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꽃뱀과 마약을 이용한 전문사기도박 조직을 검거해 수사를 벌이다 단서를 확보해 김씨 등을 검거했다.

검찰 관계자는 "항간에 소문으로만 알려졌던 사기골프 범행의 실체를 확인하고 개별 사건이 아니라 사기골프 조직의 전모를 밝힌 최초의 사건이었다"며 "향후 지속적으로 피의자들의 여죄를 밝히고 사기골프 및 도박 등 사회 각 분야의 전형적이고 구조적, 퇴폐적 비리를 철저히 단속해 엄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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