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초미의 관심사인 경기도지사 후보군에 열린우리당 김진표 의원과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면서 두 의원의 맞대결이 성사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달 원내수석부대표 직에서 물러난 남경필 의원은 4월 초 수원시 남창동 한 주택에 지역사무소를 개설하고 본격적인 지역구 챙기기에 나섰다. 사무실에 4명의 인력을 배치하고, 당직을 맡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지역 민심 추스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한나라당 내 차기 경기도지사 후보군 중 한 명으로 분류되고 있는 남 의원의 행보에 대한 지역 내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처럼 남 의원이 본격적인 지역 챙기기 행보에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차기 도지사 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 김진표 국회의원(수원 영통)-좌, 남경필 국회의원(수원 팔달)-우

열린우리당 내 유력한 경기도지사 후보군 중 한 명인 김진표 의원(교육부총리) 역시 지난 1월 지역사무소를 열고 지역 챙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 의원은 교육부총리 입각 이전에도 차기 도지사 출마를 신중하게 고려했다. 이와 관련 특히 여권 내에서는 '서울시장 후보 진대제, 경기도지사 후보 김진표'라는 구체적 방안까지 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 핵심층과 교분이 두터운 한 재선 의원은 "진대제 장관이 서울시장에 출마할 경우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여당이 가능성이 있다. 김진표 장관도 (경기도지사에 당선될 만한) 그럴만한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미 여권 내에서는 차기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를 위한 전략 마련에 들어갔다는 것으로 읽혀질 수도 있는 대목이다. 여권의 한 인사도 "교육과 경제 분야 부총리를 모두 역임했다는 것은 상당한 메리트가 된다"면서 "충분히 경기도지사를 노릴 만한 능력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여권 내에서는 화려한 공직생활이라는 경륜을 바탕으로 한 김 의원이 경기도지사에 출마할 경우 한나라당 내의 어떤 후보와 맞붙어도 승산이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물론 지역사무소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두 의원 모두 표면적인 이유로는 '입각으로 인한 일반적 지역활동'(김진표)과 '당내 활동으로 소홀했던 지역구 챙기기'(남경필)를 들고 있다.

하지만 유력한 차기 경기도지사 후보군인 두 의원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지역사무소 활동을 강화하고 사실상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하면서 내년 지방선거에 '김진표-남경필' 대결이 가시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두 의원의 동시 출마가 성사될 경우 경제·교육부총리 출신과 40대 3선 의원의 대결이라는 측면 이외에도 경복고 선후배간의 대결이라는 측면에서도 내년 지방선거 중 최고의 흥행 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두 의원 모두 당내 경선이라는 예선전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실제 본선에서도 이런 구도의 선거전이 성사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김 의원 이외에도 원혜영 의원(정책위의장)이 차기 경기도지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경필 의원은 보다 치열한 당내 경선 장벽을 돌파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문수, 전재희, 임태희 의원 등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중량의 정치인들이 자천타천으로 경기도지사 후보군에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남경필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정치인이라면 뜻이 있는 것 아니냐"며 우회적으로 출마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수원 출신 의원들간의 대결에 대해서도 "당내 경선을 어떻게 치르는가가 문제지 상대당 후보가 누구인가에 따라서 (출마가) 결정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과연 2006년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수원지역 유권자들이 '기호 1번 김진표'와 '기호 2번 남경필'이라고 적혀 있는 투표용지를 받아들게 될 것인가. 지역내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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