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사업가가 어렸을 때 훔쳐 먹은 빵에 대한 죗값을 치르고자 불우이웃 수술비로 1천만원을 기증했다.

수원 아주대병원은 윤석진(32·PC방 가맹업체 운영)씨가 24일 '교통사고를 당하고도 돈이 없어 수술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써달라'며 병원에 1천만원을 전달했다고 25일 밝혔다.

윤씨가 이처럼 큰 돈을 선뜻 내놓은 것은 지난 88년 훔쳐 먹은 소보루빵 2개 때문.

당시 중학생이던 윤씨는 가난한 가정환경 때문에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고 배가 고팠던 어느날 문이 열려있는 옆집 밥상 위의 빵을 보고 그냥 먹어버렸다는 것.

어린 마음에도 윤씨는 '언젠가 옆집에 사죄하고 반드시 빚을 갚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로부터 한달 후 옆집 가족 모두가 교통사고로 숨지는 불행한 일이 일어나 끝내 빵값은 되돌려 주지 못했다.

17년이 지난 지금 윤씨는 어엿한 사업가로 성장했고, 간접적으로나마 과거의 죗값을 치르고 교통사고로 사망한 옆짚 식구들에게 빚을 갚을 수 있는 길을 찾던중 아는 사람의 소개로 아주대병원을 찾게 됐다.

윤씨는 "빵을 훔쳐 먹는 동안 너무 무서웠고 많이 울었다"며 "옆집 식구들은 세상에 없지만 같은 처지의 이웃들에게 천배, 만배로 빵값을 갚고 싶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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