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은 '수원천 물고기 폐사 원인분석팀'

지난 8월 5일 수원천 매교 부근에서 발생한 물고기 폐사 사고는 ‘인근 하수관거 월류수 유출로 인한 용존산소 부족’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수원시는 사고 당시 기상상황과 유사 사례 분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전문기관 분석결과, 관계 전문가로 구성된 ‘수원천 물고기 폐사 원인분석팀’의 자문 의견 등을 종합해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25일 밝혔다.

‘하수관거(下水管渠)’는 생활하수를 모아 하수처리장까지 운반하는 배수관로를 말한다. 우기 시 관거로 흘러들어가는 물 중 처리용량을 넘어서는 부분은 우수토실(雨水吐室)을 통해 하천 등으로 직접 유출되는데, 이때 외부로 유출되는 물을 ‘월류수(越流水)’라고 한다. 월류수는 특성상 오염물질이 다량 섞여 있어 수질오염과 국지적인 물고기 폐사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수원시는 사고 직후 현장에서 폐사 물고기와 하천수 시료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 결과 비소(As), 카드뮴(Cd) 등 중금속·독극물이 검출되지 않음에 따라 화학물질 무단 배출 등에 의한 사고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시가 물고기 폐사 원인을 월류수 유출로 지목한 핵심 근거는 8월 5일 오후 5시 경 사고 발생지점에 불과 수분 사이 8㎜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는 점이다. 또 하필 매교 부근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사고지점 양쪽 둔치에 월류수를 유출하는 대형 우수토실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는 원인분석팀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인용해 “단 시간에 10㎜ 내외의 집중호우 발생 시 월류수와 하천수의 혼합으로 물 속 용존산소 농도가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에 폐사한 물고기들은 아가미 뚜껑이 열린 상태였는데, 이는 용존산소 부족으로 폐사한 물고기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또 물고기가 폐사한 지 3~4시간 후로 추정되는 8월 5일 밤 10시경 조사한 사고지점 용존산소는 2.9mg/L, 사고지점에서 약 400m 하류인 매세교 주변은 1.02mg/L로 나타났다. 월류수로 인해 용존산소가 부족해진 하천수가 느린 유속으로 하류로 이동했다는 방증이라고 시는 전했다.

시는 이런 분석결과에 따라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기간 수원천 주변 하수관거 내 오염물질 정기적으로 제거 ▲물 속 지형을 분석해 유사시 물고기들의 피난처 확보 방안 마련 ▲하천 내 오염 퇴적물에 대한 정기적인 준설 작업 등 재발방지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수원천 매교 부근에서 발생한 물고기 폐사사고는 지난 8월 5일 밤 9시경 “수원천에서 물고기가 폐사했다”는 주민신고를 통해 알려졌다. 시는 즉시 현장조사에 나서 폐사한 물고기와 하천수 시료를 채취하고, 이튿날 아침 폐사 물고기를 전량 수거했다.

이어 8월 6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사고지점 등 수원천 3개 지점에서 채취한 하천수 시료 분석을, 8월 7일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물고기 시료 분석을 의뢰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하천수 분석 결과 비소(As)·카드뮴(Cd)·크롬(Cr)·유기인 등 7가지 유해물질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고,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화학적 산소요구량(COD)·부유 물질량(SS)·총질소(T-N)·총인(T-P)도 모두 기준치 이내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폐사 물고기 분석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독극물·유해물질은 검출되지 않았지만, 시는 명확한 폐사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8월 말 ‘수원천 물고기 폐사 원인분석팀’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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