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교육청의 일관성 없는 교육행정이 용인시 기흥읍 서천리 서천초교 학생들의 등교거부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용인시와 수원 영통구 경계에 위치한 서천초교 학생들의 중학교 배정을 담당하고 있는 수원시교육청과 학부모에 따르면 교육청은 일부 선호학교에만 학생들이 몰리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월 8개 중학교로 이뤄진 영통구 영통동 일대 '수원 4중학군'을 1∼3구역으로 세분화한 뒤 초등학생들이 같은 구역내 중학교에 진학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용인 서천리ㆍ농서리 학생 및 영통구 영통동 풍림아파트 학생들이 재학중인 서천초교 학부모들은 이 방안대로 중학교 배정이 이뤄질 경우 3구역에 포함된 서천초교 학생들은 먼 거리의 신설중학교에 진학할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풍림아파트 학부모들을 구역 재조정 요구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7월12일부터 7일간 자녀들의 등교를 막았으며 서천리 지역 학생들도 이 과정에서 이틀간 등교거부에 동참했다.

이에 시 교육청은 장기간 등교거부를 하는 풍림아파트 학부모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풍림아파트 학생들은 다른 영통지역 초등생들과 같이 영통구내 중학교 배정 1순위를 주고 서천지역 학생들에게는 2순위를 주거나 특정 중학교에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 교육청의 이같은 약속에 따라 풍림아파트 학생들은 2학기가 시작된 지난달 30일 정상 등교했으나 이번에는 서천리와 농서리 학부모들이 "같은 학교 학생인데 거주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서천리ㆍ농서리 학생들을 차별한다"며 이날부터 등교를 거부했다.

시 교육청은 다시 서천리 등 학부모들과 협의하면서 "서천리 학생에게도 영통관내 중학교 배정 1순위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약속, 서천리 학생들이 3일만에 등교를 재개했으나 시 교육청의 이같은 약속은 영통관내 다른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영통 4중학군내 10개 초등학교 학부모회가 "서천리 학생들이 영통관내 중학교에 배정될 경우 기존 영통 초등학생들이 먼거리 중학교에 배정되는 피해를 입는다"며 시 교육청에 서천리 지역 초등학생들의 관내 중학교 배정 약속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학부모들은 "서천리 지역에 중학교가 신설될 때까지 2~3년 한시적으로 서천리 초등학생들을 영통관내 중학교에 배정하는 것은 수용할 수 있으나 지속적인 배정은 안된다"며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을 경우 10개 초등학교 학생들이 6일부터 모두 등교를 거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시 교육청은 애초 7월말 발표예정이던 관내 중학교 배정계획을 8월말과 이달초 등으로 두차례 연기했을 뿐 아니라 6~7일로 예정된 이달초 발표도 영통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영통지역 학부모들은 "시 교육청이 애초 학부모들과 협의해 만든 중학교 배정계획안 확정을 미루며 일관성 없이 주민들의 요구에 휩쓸리는 바람에 문제가 더욱 복잡해졌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서천리 지역 학부모들도 "시 교육청 관계자들이 이곳 저곳에서 서로 다른말을 해 주민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교육청은 "지금까지 학부모들에게 중학교 배정과 관련해 확답을 한 적이 없다"며 "모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선의 방법을 찾다보니 중학교 배정계획 확정이 지연된 것일 뿐 행정에 일관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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