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하나. 시청 3청사에 위치한 수원시 자원봉사센터.

1일 오후 자원봉사센터 내 직원들은 자원봉사 확인서 발급업무에 매달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자원봉사 시간(1년 20시간)을 채우지 못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개학일을 전후해 자원봉사 신청과 확인서 발급 업무로 인해 센터로 몰렸기 때문이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저마다 봉투 하나씩 들고 있는 학부모도 수시로 센터를 찾고 있는 실정이다.

풍경 둘. 수원남부경찰서 경무과

8월 마지막 주,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 4~5명은 남부서 경무과 사무실을 찾았다.

경무과의 한 경찰관은 “개학일을 전후해 학생들이 경찰서를 방문해 자원봉사 활동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무과 직원으로부터 자원봉사 지시를 받은 한 초등학생은 남부서 쓰레기 분류장을 찾아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하계 방학이 끝나고 각급 학교가 개학하면서 자원봉사 관련기관은 규정 시간을 채우지 못한 학생들로 줄을 이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수험생인 중ㆍ고교 3학년생들.

중학교 3학년의 경우 고입 원서 작성시 자원봉사시간을 반드시 기재해야 하며 고교 3학년 역시 내신에 반영돼 자원봉사 점수로 우열을 가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 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봉사시간은 학년별로 20시간이며 봉사활동이 이뤄지는 기간은 대부분 여름방학이라고 밝혔다.

센터에서 전산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윤중씨는 “특히 개학일을 중심으로 신청자가 몰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원봉사 확인서 발급과 연관된 업무(접수, 데이터 수집ㆍ출력, 확인서 발송 등) 관계로 그만큼 인력과 시간이 투입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관내 중ㆍ고등학교에서는 자원봉사 확인서를 이번 주 내로 발급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내신과 연결되는 자원봉사 활동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한 자원봉사단체 관계자는 “비록 의무적으로 하는 자원봉사라도 몸소 하다 보면 나름대로 교육적인 효과를 거두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 자원봉사센터의 안금녀 소장은 “긍정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참된 자원봉사의 의미를 되새기며 직접 체험하는 데 있다”며 내신과 입시 위주의 자원봉사가 지양돼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