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일부 구청 공무원들이 인재육성 및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설립한 '수원사랑장학재단'의 기금을 마련하려고 관내 음식점을 찾아가 후원금 협조를 요청해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8일 수원시와 시내 음식점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장안구 모 음식점에 장안구청 환경위생과 공무원 2명이 찾아가 '회원가입 및 기금 출연의향서'와 '출연금 자동이체신청서'를 내밀며 "장학재단에 회원으로 가입해 후원금을 낼 의사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A 음식점 측은 선뜻 돈을 내겠다고 하지 못한 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이에 공무원들은 "대답을 달라"고 말한 뒤 돌아갔다.

A 음식점 관계자는 "음식점 감독부서인 위생과 공무원이 와서 후원금을 달라고 하면 못 주겠다고 할만한 음식점은 없다"며 "좋은 일 한다는데 후원금을 내긴 내야겠지만 이런 식으로 모금을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장안구청 측은 "어려운 처지의 학생을 돕기 위한 장학재단이 발족한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아 홍보차원에서 관내 큰 음식점을 돌며 홍보한 것일 뿐 절대 강제적으로 후원금을 내라고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 음식점들은 "물론 좋은 취지로 만든 장학재단을 위해 공무원들이 열심히 홍보하고 기금마련을 위해 애쓰는 것은 이해되지만 '오비이락(烏飛梨落)'이란 말처럼 공무원이 괜히 오해받을 일을 하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수원의 인재육성 등을 위해 수원장학재단을 설립한 수원시는 올해 162명의 장학생을 선발, 오는 9월 총 7천1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지만 공무원, 시민, 기업체 등이 기부한 후원금이 이에 못 미치자 홍보강화 등을 통해 기부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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