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롯데
상태바
[데스크칼럼] 롯데
  • 박노훈
  • 승인 2019.08.19 1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노훈 취재부장

개인적으로는 롯데와 특별한 인연은 없다. 별 관심이 없었다. 아주 오래전, 프로야구단 롯데가 한국 뿐 아니라 일본에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무렵, ‘다국적 기업 아니면 한일 합작 기업인가?’ 하고 생각을 넘긴 기억은 있다.

성인이 돼 롯데카드를 만든 적도 없고, 어릴 때 롯데과자만 골라 먹은 적도 없으며, 평상시 롯데리아만 애용한 적도 없다. 에버랜드는 많이 갔지만 롯데월드 놀이기구는 타 본 적도 없다. 그저 머릿속에 롯데는 이명박 정권 시절, 롯데월드타워 건립을 위해 군공항 활주로까지 바꾼 대단한 기업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최근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각설하고, 여기서는 롯데가 일본기업이냐 아니냐를 논하지 않겠다. 분명한 건 롯데가 일본자금과 연관이 있고, 이 단초가 롯데를 불매운동의 도마에 오르게 해 수많은 우려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핵심은 롯데와 관련된 수많은 국내 종사자들이다. 롯데가 국내에서 꽤 오래전부터 터를 잡아 왔기 때문에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은 자칫 ‘내살 깎아먹기’가 될 수도 있다. 당장 가장으로서 종사하는 롯데 임직원부터 롯데몰 수원점이나 광교 롯데아울렛에 입점한 상인들까지 타격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일본이 미운, 싫은 일본에 불매운동 하는 시민을 탓 할 수도 없다.

결국 키는 롯데 스스로가 쥐었다.

롯데몰 수원점과 광교 롯데아울렛을 취재하며 느낀 공통점은 ‘함구령’이다. 짐작일 수도 있겠으나 마치 조직적인 교육이 있던 듯 ‘일본 불매운동에 영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하나 같이 입을 닫았다. 이는 현재의 롯데를 대변해주는 듯 했다.

현 시점에서는 차라리 ‘한국에서 난 수익이 기업의 물리적 구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자금이 일본으로 간다. 그러나 앞으로 개선해 나가겠다. 그러니 국내 종사자조차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불매운동을 자제해 달라. 노력하겠다’는 식의 분명한 입장이 필요하지 않을까. 입장 뿐 아니라 최소한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이 나온다면 더할 나위 없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놀이기구와 상관 없이 롯데월드에 가 본 적이 있다. 20대 초반, 결혼 팔자도 없이 낯선 여성과 웨딩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한 마디로 당시 상황은 개인적으로 ‘가상현실’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잘 알 필요가 있다. 작금의 문제는 가상이 아니다. 불매운동은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