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와 환기구 사이에 균열이 난 수원시 A아파트 B동.
아파트와 환기구 사이에 균열이 난 수원시 A아파트 B동.

[수원일보=서동영 기자]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 A아파트 B동의 균열은 외벽의 환기구(배기덕트)가 원인이었다. 수원시는 철거를 결정했다. 하지만 수원시 내에 다른 아파트에서도 같은 시설이 얼마나 있는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7시 7~15층 구간의 B동의 본 건물과 환기구 사이가 18cm 정도 벌어졌다. 시 재난 상황실 신고 접수 후 30분 뒤 안전교통국, 경찰, 소방안전센터 관계자가 현장으로 급파됐다. 해당 라인 거주 주민 92명이 인근 경로당, 교회 등으로 대피했다. 

시는 다음날 오전 토목·건축 전문가, 건축물 안전진단업체가 참여한 정밀안전점검을 벌였다.  점검 결과 건물과 연결된 환기구 앵커 4개가 비바람에 부식돼 하중을 견디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건물 안전엔 전혀 문제가 없지만 구조물이 급격히 떨어져 나갈 수 있어 즉시 철거를 결정했다. 작업은 3~4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는 다른 동의 안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환기구가 B동에만 설치됐기 때문이다. 시와 아파트 관계자는 “A단지는 1991년 건설 당시 단지 전체 정화조의 가스를 B동의 환기구를 통해 배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단지의 다른 동과 달리 B동만 외벽이 툭 튀어나왔다. 2003년부터 정화조 시스템이 바뀌어 더는 쓰이지 않고 있지만 철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내버려 뒀다. 

A아파트처럼 환기구가 설치된 곳이 수원시 내에 더 있다면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일단 A아파트 철거가 먼저다. 이후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수원시 규모가 광역시에 버금간다. 관내에 A아파트처럼 환기구가 설치된 단지가 얼마나 더 있을지 또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