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롯데몰 수지점 3층 의류 매장 소화전 앞이 상자들로 가로막혀 있다.
17일 롯데몰 수지점 3층 의류 매장 소화전 앞이 상자들로 가로막혀 있다.(사진=수원일보)

[수원일보=박노훈ㆍ장경희ㆍ서동영 기자] 롯데몰 수지점이 새로 문을 열면서 고객안전에 소홀하고 있다는 지적(본보 9월9일 보도)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개점 3주가 지난 최근까지도 여전히 소방안전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롯데몰 수지점은 개점 수개월 전 이미 한 차례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어 소방당국의 철저한 감독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정작 관할 소방서인 용인소방서와 소방청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18일 롯데몰 수지점과 용인소방서, 소방청에 따르면 롯데몰 수지점은 지난 3월 공사 마무리가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작업 중 화재가 났다. 당시 백군기 용인시장까지 현장을 찾는 등 한차례 소란이 일어난 바 있다.

관할 소방서인 용인소방서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난 5일 롯데몰 수지점에 대한 소방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점검결과 방화문 관리가 부실하다고 판단해 해당사항을 롯데몰 수지점에 통보했다. 하지만 이후 취재진이 재차 확인한 결과, 소화전 앞에 물건이 쌓여 있거나 있어야 할 곳에 소화기가 없는 등 관리는 여전히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몰 수지점 지하 2층 주차장. 소화기 표시가 되어 있음에도 소화기가 보이지 않는다.
롯데몰 수지점 지하 주차장(왼쪽)과 5층 롯데 시네마. 소화기 표시가 되어 있음에도 소화기가 보이지 않는다.(사진=수원일보)

지난 17일 찾은 롯데몰 수지점 지하 1층 롯데마트. 창고 안 소화전의 경우 소화전 문을 여는 쪽에 수레가 놓여 있어 비상상황 시 소화전을 활용하기 어려워 보였다. 3층 한 의류매장 소화전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매장 기둥에 설치된 소화전 주변에는 상자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2∼3층 매장 서너 곳에서도 같은 광경이 목격됐는데, 3층의 한 식당 소화전 앞은 열흘 전과 마찬가지로 유아용 의자가 소화전 문을 가로 막고 있었다. 

소화기 관리 실태는 황당할 정도였다. 지하 주차장의 구석진 곳 소화기는 한눈에도 낡은 소화기로 보였는데, 정상 작동 여부를 알 수 있는 눈금이 정상 범위에 들지 않은 것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지하 2층 주차장에는 벽에 ‘소화기' 비치표시가 있었지만 정작 바닥에는 소화기가 아예 없었으며, 이 같은 상황은 5층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4층 식당에 놓인 일부 소화기는 의자들로 가려져 있는가 하면, 소화기 바로 옆에 화분이나 물건들이 놓여 있어 비상상황 시 발견하기 힘들어 보였다.

일부 비상구 통로에는 여전히 상자들과 잡동사니 물건들이 쌓여 있었고, 1층부터 5층까지 방화문이 설치된 지점 바로 앞에는 마네킹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롯데몰 수지점 ?층 식당 소화기 위로 유아용 의자가 쌓여 있다.
식당내에 비치한 소화기 위로 유아용 의자가 쌓여 있다.(사진=수원일보)

사정이 이런데도 관할 소방서인 용인소방서는 감독 권한이 소방청에 있다는 이유로 즉답을 회피했다.

용인소방서 관계자는 "관할 소방서로서 점검은 나갔지만 주체는 소방청이다. 자세한 사항은 소방청으로 문의하라"고 말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전체가 아닌 시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만을 살펴봤다. 전체 점검은 평소 관할 소방서에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관련 사항을 재차 확인하기 위해 롯데몰 수지점 최고책임자에게 수차례 전화와 문자를 시도했지만 아직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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