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떠올리는 검사의 이미지는 ‘차가움’이다.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며 냉정하고 철저하게 수사를 지휘하는 모습을 TV나 영화는 물론 실제로도 봐왔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57· 수원 을)의 첫인상은 검찰에서 10년 넘게 활약하며 이름을 날린 검사 출신이 맞는지 조금 의아해진다. 수원일보 창간 30주년 특별 인터뷰를 위해 찾은 지역구 사무실에서 환한 미소로 취재진을 맞이한 백 의원의 모습은 인자한 선생님을 닮아있었다. 물론 부드러운 외모 안에 강단이 숨어있다. 대학 졸업 후 사회운동에 헌신했고, 검사 시절 검찰 조직의 개혁을 외치며 정치에 뛰어든 강인함은 수원의 현안에 대해 힘주어 답할 때 확인할 수 있었다.

백혜련 의원이 수원일보 창간 30주년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들어보였다.(사진=수원일보)
백혜련 의원이 수원일보 창간 30주년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들어보이고 있다.(사진=수원일보)

다음은 백혜련 의원과의 일문일답.

▲ 올해는 수원시 승격 70주년이면서 수원일보 창간 30주년이 되는 해다. 승격 70주년 소감과 창간 30주년 축하의 말을 부탁한다면.

- 70년 전 5만밖에 되지 않은 읍에서 125만 대도시로의 성장은 획기적인 일이다. 다가오는 수원의 70년은 양적인 성장을 넘어 질적인 성장도 이뤄야 한다. 수원일보는 수원의 대표적 언론이다. 창간 30주년을 축하드린다. 앞으로도 정론지로서 수원의 목소리를 전달하길 부탁한다. 
 
▲ 내년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1년도 남지 않았다. 초선의원으로서 보낸 지난 3년여가 남다를 것 같다.

- 국회의원이 이렇게 바쁜 줄 몰랐다. 검사 시절엔 야근은 많이 해도 출근은 웬만하면 정시에 했다. 의원이 된 후 매일 새벽에 일어나 의회와 지역구를 오가고 있다. 미진한 부분도 있지만 나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 3년 연속 국회의원 헌정대상을 받았다. 검사가 아닌 의원 백혜련을 인정받은 것 같다.

- 평가는 내가 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 같다. 그러나 국회의원 헌정대상 3년 연속 수상은 매우 뜻깊다. 모 언론에서 현재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의원 중 내가 법안을 가장 많이 발의했고 가장 많이 통과됐다고 하더라. 

수원 현안에 대해 설명 중인 백혜련 의원.(사진=수원일보)
수원 현안에 대해 설명 중인 백혜련 의원.(사진=수원일보)

▲ 2014년 보궐선거를 통해 수원 을 선거구에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의원 뱃지는 20대 총선에서야 달게 됐다. 수원이 연고지가 아닌데 지역구민과 많이 가까워졌나.

- 사실 검사가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은 아니다. 처음엔 지역구민을 만난다는 게 어려웠다. 나 스스로 생각해도 딱딱한 면이 없지 않았다. 요즘은 전보다 훨씬 더 부드러워지고 스킨십도 늘었다. 덕분에 지역주민과의 소통이 잘되고 있다. 
 
▲ 호매실동 서둔동 등 지역구인 서수원은 수원의 다른 지역에 비해 발전이 더디다고 할 수 있는데.

- 다른 말로는 수원시에서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빠르지는 않지만 분명 성장하고 있다. 현재 신분당선 연장이 다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또 다른 주요 현안인 종합병원은 곧 착공에 들어간다. 총선 때 체육관 두곳 신설을 약속했는데 4곳이나 확정됐다. 또 서울 출근 주민을 위한 M버스(광역급행버스)도 유치했다. 

▲ 광교에서 호매실동까지 이어지는 신분당선 연장은 타당성이 낮다는 이유로 12년 넘게 표류 중이다.

- 의원직에 당선됐을 당시 신분당선 연장에 대한 비용 대비 편익(B/C)이 0.39였다. 기준인 1의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지금은 사업 재기획 용역을 통해 0.86까지 크게 올랐다.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또 예비타당성 제도가 바뀌어 경제성 평가 외에도 정책타당성도 함께 고려가 되기 때문에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또 연장 구간은 민간자본이 아닌 국비로 진행된다. 덕분에 다른 구간에 비해 요금이 낮게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수원 주민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한 성사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다.

▲ 군공항 이전이 화성시의 반대로 난항에 빠졌다. 어떤 해법을 모색하고 있나.

- 서철모 화성시장과 화성 지역 의원을 상대로 설득하고 있지만 화성시가 매우 완강하다. 군공항 뿐 아니라 민간공항도 함께 건설하는 등 여러 방안을 생각 중이다. 민간공항도 함께 세워진다면 화성시 인프라도 크게 넓어질 것이다. 국방력만 생각하면 군공항으로서 화성 화옹지구 같은 좋은 입지를 찾기 어렵다. 군공항 이전 추진에 있어 중요한 점은 수원시와 화성시가 서로 상생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백혜련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수원일보 창간 30주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수원일보)
백혜련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수원일보 창간 30주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수원일보)

▲ 신분당선 연장, 군공항 이전, 종합병원 유치 등은 총선 당시 10대 핵심 공약이다. 나머지 공약의 성취도가 궁금하다. 

- M버스 유치, 실내체육관 등 지난 총선 때 내세운 공약 대부분 결실을 봤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중요한 과제는 새롭게 생길 당수지구가 기존 호매실지구와 어우러져 어떻게 하면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이끄느냐다. 

▲ 특례시 법안이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에 계류 중이다. 통과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 반반으로 본다. 특례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취임 당시 내세우셨다.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특례시 추진을 발표까지 했다. 그런데 인구 100만이 되지 않는 지방 도시에서 특례시 승격을 주장하며 문제가 복잡해졌다. 국회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우선 행안위에서 지방자치법전부개정안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현재 국회 상황이 좋지 않아 걱정이다. 

▲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은. 

- 정치에 뛰어든 계기 중 하나가 검찰 개혁이다. 내가 대표발의한 공직자비리수사처와 검·경 수사권조정 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검찰 개혁의 씨앗이 뿌려졌다. 국민들께서 끝까지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다음 총선에선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민의 선택을 받으려 한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난 3년여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좋은 정치를 위해 노력하겠다. 

백혜련 국회의원의 수원일보 창간30주년 축하메세지.
백혜련 국회의원의 수원일보 창간30주년 축하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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