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 2019 회원전 홍보포스터.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 2019 회원전 홍보포스터.

[수원일보=박노훈 기자]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수기사ㆍ회장 고인재)가 세월의 흐름과 개발로 인해 사라져가는 수원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해 전시회를 연다.

오는 28일부터 내달 5일까지 '예술공간 봄(팔달구 화서문로 76-1)'에서 '기억-매교동(팔달재개발구역)' 주제로 갖는 이번 전시회는 최근 재개발로 사라지게 되는 동네들에 카메라 앵글을 댔다.

강관모 고인재 김미준 김태왕 남기성 남정숙 박영환 신명우 이병권 이연섭 한정구 홍채원 등 12명의 작가(올해의 작가 김미준)가 참여했다.

수원 구도심 곳곳에서 재개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인계동ㆍ매교동은 철거가 거의 마무리 됐고, 이주가 진행 중인 세류동 일대도 철거에 들어간다.

팔달6ㆍ8ㆍ10구역 및 권선6구역 등 매교역 주변 재개발사업이 완료되면 2022년 하반기께 1만2000여 세대가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들 지역 외에도 고등동, 연무동, 조원동, 정자동, 지동 등 낙후된 동네 곳곳에서 재개발이 추진 중이다.

이연섭의 '사라진 풍경'.(사진제공=수기사)
이연섭의 '사라진 풍경'.(사진제공=수기사)

재개발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낡고 불편하다고 그냥 밀어버려도 되는 것인가? 어떤 사람들은 재개발이 ‘호재’라고 말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폭력’이라고 얘기한다.

수십년 살던 삶의 터전에서 떠밀려 나간 사람들은, 포크레인에 집이 무너져 내릴 때 가슴도 무너져 내렸다고 말한다. 정든 집, 동고동락한 이웃, 정겨운 골목, 고목같은 나무가 사라졌다. 낡은 구도심은 아파트 숲으로 변모하겠지만, 그 집과 그 이웃은 다시 만나기 어렵다.
 
'수기사'는 재개발로 영원히 사라지게 될 동네 풍경을 기록하고 있다. 단순히 동네 모습을 담는 것이라기 보다 누군가의 삶, 기억, 추억, 흔적, 정신을 담는 것이다. 수기사의 작업은 삶의 기록이면서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다.
 
수기사는 주민들이 떠나고, 철거가 진행 중인 빈집에서 전시를 열기도 했다. 일명 ‘빈집 프로젝트’로 지난 봄에는 인계동에서, 가을에는 매교동 주민센터 인근에서 ‘반짝 전시회’를 열었다.
 
수기사는 지난해 ‘이주-인계동’전에 이어 올해는 ‘기억-매교동’전을 연다. 곳곳에 내걸린 재개발 반대, 이주 후 폐허같은 동네, 철거 현장의 파편들, 빈 집에서 밖을 본 풍경, 드론으로 한눈에 내려다 본 매교동, 이젠 사라진 정겨운 풍경 등 작가들마다 다양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전시 등 문의 '예술공간 봄'(031-244-4519)

김미준의 '밖을 보다'.(사진=수기사)
김미준의 '밖을 보다'.(사진=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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