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작가 임영섭 씨는 지난 9월 다산문화축제에서 ‘천리경’이란 인형극을 성공적으로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지난 9월 다산문화축제에서 ‘천리경’이란 인형극을 성공적으로 선보여 많은 사람들의 칭찬을 받았던 극작가 임영섭씨.

그는 조선후기의 유명한 실학자 박제가의 ‘북학의’에서 아이템을 찾아냈다. 조선시대 그 당시로는 ‘뒤로 자빠질 법’한 물건인 ‘천리경’을 들고 임씨는 인형극이라는 무대를 빌어 역사 속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글을 쓸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임씨는 “경제적 수단으로 치자면 진작 글 쓰는 일에 두 손을 들었을지 모른다”며 웃는다.

그는 사실 수원과 분당에서 이름난 논술 강사다. 연극대본을 쓰는 일은 그가 가장 즐겨하는 취미일 뿐이었다. 아이들이 “모르겠는 데요”, “아니요”, “그냥이요”라는 대답을 주로 내 뱉는 모습에 가슴이 답답하더라는 그.
 
논술은 사회든, 역사든, 어떤 현상이나 사상들에 대한 개개인의 관점을 풀어나가는 것인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관점은커녕 문제의식 자체가 형성돼있지 않더라는 것이다.

2년 전, 고전을 소재로 인형극을 선보이던 극단 시소의 제안으로 만든 첫 번째 작품 ‘화성 효궁’이 5개월간 화성행궁에서 상설공연으로 무대에 올랐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전국 순회공연까지, 기대이상의 대 성공을 거뒀다. 이때부터 그의 고민은 인형극의 매력 속으로 녹아들었다.

역사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하는데다, 인형이라는 자체가 주는 편안함과 친근함이 아이들은 물론, 부모와 자녀가 함께 공유할 수 있어 ‘이거다’ 싶더란다.

평소의 고민에 정성을 들여 만든 두 번째 작품 ‘천리경’은 한 아이가 박선비를 만나 새 문물을 접하며 새로운 눈을 떠가는 과정을 그렸다. 천리경으로 시작해 자명종, 자동차, 증기기관차, 우주선까지 흥미를 유발하면서, 역사적 관심을 잃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에도 대박을 터뜨렸다. 오는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 장안구민회관에서 수원최초로 큰 규모의 인형극인 산대인형극 형식으로 ‘천리경’의 막을 올린다. 뒤이어 전국 순회공연도 예정돼 있다.

감성이 메말라 가는 아이들의 가슴에 촉촉한 비를 내리고픈 임씨는 역사를 단순 암기식 사실나열이 아닌 역사에 담긴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그는 ‘역사는 암기가 아니라 이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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