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진 의료경영연구소장

 

코로나19 대응에 투입된 3729명의 의료 인력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최일선에서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환자의 진단과 치료 등 큰 활약을 했다.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한국의 의료 브랜드 파워가 전 세계에 화두가 되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공적인 의료 시스템과 함께 의료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과 의료의 본질을 명확하게 정립하고 있는 의료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토머스 프리드먼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에 대해 말하며 “코로나 이후 어떤 변화가 닥칠지 완벽하게 예견할 수는 없지만, 세계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았던 것과는 무척이나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본질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모든 일에 있어서 가장 첫 시작은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다. 자! 한번 생각해보자. ‘의료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리고 ‘병원의 본질은 무엇인가?’ 생소한 질문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의료분야에 종사한다면 반드시 신중한 태도로 생각하고 자신만의 언어로 선포할 필요가 있다.

‘사람’에게 포커스를 맞추지 않고, 이윤만 추구하는 일반 기업의 경영마인드를 가지고 접근하는 병원들은 개원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려워지고 심지어 문을 닫기도 한다. 이런 병원들은 경영의 최우선 목표를 ‘투자를 통해 일정 기간 내에 큰 이익을 창출 하여 회수하는 것’에 두기 때문에 병원 경영의 본질을 놓치고 만다. 본질을 놓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성공하는 병원으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경영해야 할까?

첫째, 의료의 본질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가져야 한다. 최근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힘든 상황에서도 타인을 위하고, 공공의 선을 우선으로 하는 모습을 보여준 의료진들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그들의 마음속에는 의료가 가지는 본질적 의미를 명확하게 품고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의료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의 질병의 예방, 조기발견, 치료, 사회복지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의학의 실천이다. 그리고 의료는 일정의 지식과 기술을 가진 자가 개개의 불특정 환자에게 작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병원은 사람에게 의료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의료의 본질은 최우선적으로 ‘사람중심’이어야 한다.

둘째, 병원운영에 있어 차별화된 의료경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성공하는 병원들의 차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문제인식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경영학적 마인드를 가지고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의료경영 시스템을 활용하여 외부고객과 내부고객이 모두 만족하고, 각자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료경영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의료경영의 핵심이다. 지금부터 고객의 Need, Want, Help, Issue를 구분하여 바라보고, 귀 기울여보자. 그 동안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다.

셋째, 구성원과 함께하는 가치를 늘 품어야 한다. 병원은 관리자 혼자서 운영할 수 없다. 병원은 의사와 환자 그리고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다양한 직원들을 통해서 끊임없이 움직인다.

병원 운영에 있어서 수많은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함에서 시작하고, 항상 ‘함께’가 가지는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의료경영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병원의 성장의 속도를 높이고, 성공의 규모를 크게 확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이 “세계는 위기를 극복할 것이다. 경제도 회복될 것이다. 그리고 현재 발아래 흔들리는 땅이 아니라 앞으로의 수평선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코로나19 이후 세상이 변화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더 많이 달라질 것이다.

따라서 의료분야에서도 코로나 이후 변화를 인지하고 대응하며 준비하는 병원과 준비하지 않는 병원은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우리의 병원은 준비하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빠르게 변하는 속도에 맞추어 차별화된 의료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의료경영에 변하지 않는 의료의 본질을 품고, 함께하는 가치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면 팬데믹 쇼크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성공하는 병원으로 도약하여 메디컬 브랜드의 선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