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다섯 가구 중 한 가구(20%)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려동물은 생각이나 행동을 함께하는 짝이나 가족 같은 동물이다. 과거 ‘애완’이라는 용어는 도구적 관점을 갖고 있지만 ‘반려’는 배우자처럼 인간처럼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할 존재라는 의미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증가하는 이유는 동물이 가족의 일원이 됨으로써 얻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몇년 전 한 방송에서는 치매와 우울증을 앓고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도우미 개와 함께하는 동물매개 치료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동물매개 치료를 받은 노인들은 인지기능 대폭 향상, 우울증세 감소 등의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에게는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리나라에도 반려견 놀이터, 반려견 카페가 속속 등장하고 있고 반려견과 반려인이 함께 뛰는 이색 달리기 대회도 열린다.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는 ‘반려견과 함께 출근하는 날’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반려인구 1000만 시대에 발 맞춰 '반려견 5대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반려동물수가 늘어나면서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수시로 짖어대 이웃 간에 감정싸움이 일어나는가하면, 배변을 치우지 않고 가버려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반려견이 배설하고 짖는 것이 개 주인에게는 일상적인 일이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혐오감을 주거나 공포, 또는 짜증을 유발시키는 행위다.

​이에 ‘펫티켓’이란 신조어도 나왔는데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과 '에티켓'을 합친 말이다. 목줄을 채우지 않거나 느슨하게 해 인명을 살상하는 끔찍한 일도 벌어지고 있다.

‘우리 집 개는 순해서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근거 없는 믿음은 반려동물 주인에게만 한정된 것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반려견 물림사고는 매해 증가하고 있다. 몇해 전 두 살짜리 아기가 개에 물려 숨졌고 부산지하철 역사에 들어온 대형견이 사람들을 공격했다. 지난해엔 한 연예인이 기르던 개가 이웃집 할머니를 공격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잇따르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반려견 주인들의 각성도 촉구되지만 배변 미처리, 목줄과 맹견의 입마개 미착용 등을 위반할 시 과태료를 대폭 인상시키는 등 더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걸맞는 '펫티켓'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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