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고구려에 대한 역사적 재조명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박물관이 중국유물 구입에는 상당한 예산을 지출하면서도 정작 고구려 유물 구입은 소홀히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경기도가 경기도의회 이유병 의원(수원3)에게 제출한 '2004∼2006년 유물구입 현황'에 따르면 경기도박물관은 이 기간에 모두 73억원의 예산을 들여 360점의 유물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경기도박물관은 유물구입 예산의 60%에 달하는 15억원을 들여 한나라 및 청나라 시대의 복식과 초상화 등 중국유물 83점을 구입했다.

그러나 경기도박물관은 최근 3년 동안 고구려 관련 유물구입에는 전혀 예산을 집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연천군 등 경기지역에는 고구려가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5∼6세기에 축조된 성곽유적이 많아 아차산 유적 등의 형성과정을 밝히는 주요 사료로 인정되고 있지만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관리인 조차 없어 문화재 파괴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고구려 유물은 매도물량이 극히 희박하기 때문에 구입이 쉽지 않지만 개인소장자를 찾아서 매도를 유도하거나, 활발한 고구려 유적지 발굴을 통한 고구려 유물 확보 등의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박물관 관계자는 "고구려 유물은 시장에 거의 나오지 않는다"면서 "경기북부 등지에서 유적지 발굴 작업 등을 통해 고구려 유물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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