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 얼마 전 봤던 기사가 생각난다.

지난 13일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수원역에서 집회를 열었다.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보장과 장애인 이동권 확대를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휠체어를 탄 일부 장애인들이 차로로 진출해 차량들을 가로막아 수원역 버스 정류장 일대의 교통체증이 극심했다는 내용이다. 이들은 도로를 막고 “장애인의 탈 시설권을 보장”하라고 외쳤다.

도로를 막는 행위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로써 동의할 수는 없으나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를 한다. 내 주변에도 장애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기도의 ‘찾아가는 드라이빙’ 서비스를 주목하게 됐다. 이 서비스는 장애인의 여행 지원을 위해 3시간 동안 차량 안에서 이동하며 풍경을 감상하는 것으로 19일부터 시작됐다. 관광차량이 도내에 소재한 장애인 복지시설이나 단체를 방문해 장애인들을 태운 후 정차 없이 3시간 이내 거리를 이동하며 관광지·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도 관계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한시적으로 거주공간이 동일한 이용자로 구성된 기관(단체)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또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이용자 마스크 착용, 좌석 한 칸 띄어 앉기는 물론 탑승 인원도 최대 10인(휠체어 2석, 일반 8석)으로 조정 운영할 방침이라고 한다.

요즘은 여행하기 참 좋은 계절이다. 코로나19로 예전같지 않지만 그래도 많은 이들이 자연 속으로, 문화유산이 있는 여행지로 나들이를 하고 있다.

이 화사한 봄, 나들이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장애인들이라고 다를 바가 없다. 신체가 불편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간절하다.

그런데 장애인들이 편하게 여행 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 있지 않다. 이동상의 불편이 극심하며 장애인 편의시설도 부족하다. 게다가 관광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체나 지방정부, 국민들의 장애인 관련 인식도 높은 수준은 아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는 장애인들이 여행하기 어려운 국가다.

지난 2019년 영통종합사회복지관, 영통3동 주민자치위원회, 늘사랑나눔회가 함께 가진 장애인 사회적응을 위한 나들이 '자연 ÷(나누기)'.(사진 제공=영통종합사회복지관)
지난 2019년 영통종합사회복지관, 영통3동 주민자치위원회, 늘사랑나눔회가 함께 가진 장애인 사회적응을 위한 나들이 '자연 ÷(나누기)'.(사진 제공=영통종합사회복지관)

몇 년 전 한국소비자원은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국내여행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장애인 10명 중 9명 정도(87.4%)가 국내여행이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여행을 하려면 불편을 극복할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은 여행에 불편을 넘어 두려움마저 느낀다.

한 신문에 ‘장애인 여행 지원사업 확대하라’는 내용의 사설을 쓴 적이 있다.

요약하면 “기반시설은 물론이고 가장 중요한 정보 제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관광약자인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선진국에서는 지금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맞춤형 관광프로그램인 무장애 관광이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받는다고 한다.” “장애인이 자립생활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 바로 여행”이므로 장애인들이 두려움 없이 여행을 꿈꿀 수 있도록 정부나 지방정부가 적극 나서라고 권고했다.

경기도의 찾아가는 드라이빙은 코로나19로 관광 활동이 침체된 상황에서 잠시나마 장애인들에게 위안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이 서비스는 ‘경기도 무장애 관광 환경 조성사업’ 중의 하나다. 경기도가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동반자 등 관광약자도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는 무장애관광 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우리는 모두 ‘잠재적 장애인’이다.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도 있고 병이 나서, 또는 노환으로 장애인이 될 수 있다. 나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다.

장애인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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