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은 동색'이라고 했던가.

요즘 넘쳐나는 대권 주자 관련 여론조사를 보면 특히 그렇다.

조사기관마다 후보 지지율이 들쑥날쑥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도 모자라 정치 편향성에 따라 1.2위 주자간 편차가 심해서다.

거기에 의뢰기관의 의중까지 반영 된듯한 조사결과도 자주 등장, 국민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흔히들 여론조사는 민심의 과학화라 말한다. 

하지만 과학을 동반한 여론조사도 이처럼 늘 공정성에 도전을 받는다.

누가 질문을 하는지, 어떻게 대상자를 모집했는지, 어떤 단어를 선택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해서 조사기관마다 과학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역시 오답은 다반사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예측이 이러다 보니 여론조사 결과 또한 걸핏하면 틀린다.

따라서 조사기관마다 과학화에 주력하고 있다는 사실이 무색하리만치 오차를 줄이기는 커녕 정 반대의 결과도 자주 나온다.
 
전문가들은 여론조사는 통계학이 빚어낸 과학적 산물인 것은 틀림없지만 통계에 숨어있는 허점 또한 많아서 그렇다고 지적한다. 

알고리즘이 진화하고 조사기법이 발달했다는 요즘에도 여론조사는 걸핏하면 틀리는 이유라고도 밝힌다.

그 이유는 많다. 그 중 하나가 침묵의 나선 이론이다.

자신의 의견이 주류에 속한다고 여기면 주저없이 밝히지만 소수라고 판단되면 침묵한다는 이론이다.

다시말해 자신의 견해가 우세·지배 여론과 일치하면 적극 표출하고, 그렇지 않으면 침묵하는 성향을 의미한다.

스포츠 경기장에서 원정팀을 따라가 응원할 때 주위를 살피는 심리와 같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우세한 진영의 경우 숨은 표를 경계하고, 불리한 진영은 혹시나 하는 기대심리를 갖게 하는데도 작용한다.

간혹 실제 투표에서 정반대 결과가 나오면 여론조사 업체들은 그 원인을 숨은 표로 둘러대기도 한다.

또 숨은 표의 존재를 여론조사의 부정확성을 말하는 다른 표현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선거철만 되면 여론조사기관이 득세한다.

뿐만아니다. 조사 대상자는 물론 추종자들은 그것이 틀리거나 맞거나 상관없이 그들이 내놓는 조사결과에 일희일비한다.

여론조사는 ‘주문자 생산방식’이라는 비아냥을 퍼부으면서도.
 
선거에 여론조사가 도입된 것은 1987년 대선때다. 35년이 흐른 지금은 당선예측의 ‘필수항목’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보니 요즘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여론조사가 매일 매일 넘쳐난다.

그야말로 ‘민심수치‘의 홍수시대나 다름없다. 

하지만 양적 팽창만큼 질적 개선이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다. ’믿어 못믿어‘ 라는 꼬리표가 아직도 달려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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